'축구장 42개' 쿠팡 물류센터…강화된 스프링클러 기준 비껴갔다
2020년 건축허가…2024년 시행된 창고 화재안전성능 기준 제외
'라지드롭 스프링클러' 없어…쿠팡 물류센터 진화 장기화의 배경
-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쿠팡물류센터가 축구장 42개 크기 규모의 대형 창고임에도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스프링클러 설치 기준을 적용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불이 난 인천 쿠팡32물류센터는 2020년 5월 건축허가를 받아 2023년 준공됐다.
정부는 2024년 1월부터 높은 층고와 큰 공간, 가연물이 많은 특성을 반영한 '창고시설의 화재안전성능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데, 쿠팡32물류센터는 이런 기준을 비껴갔다.
강화된 기준은 물류창고 화재 특성을 반영해 일반형보다 방수량이 많은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랙식 창고에는 랙 높이 3m 이하마다 스프링클러 헤드를 추가 설치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방수량은 기존 분당 80L 수준에서 160L 수준으로 늘었고, 방수 지속시간도 20분에서 60분으로 강화됐다.
창고시설 화재안전성능 기준은 6년 전인 2020년 7월21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 SLC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참사를 계기로 마련됐다. 가장 큰 특징은 자동 소화 설비인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이다.
불이 난 쿠팡32물류센터는 2020년 5월 건축허가를 받아 2023년 준공돼 강화된 기준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번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했지만, 생활용품 등 다량의 가연성 물질이 적재된 3단 랙 구조 특성상 화재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32물류센터는 연면적 29만 9000㎡(축구장 약 42개 규모) 규모다. 최초 발화한 6층은 약 2만 8000㎡ 규모에 층고가 10m에 달하고, 최대 8m 높이의 철제 랙에 생활용품이 적재돼 있었다.
소방당국은 이 같은 대형 공간과 가연물, 복잡한 내부 구조 때문에 화재 발생 52시간이 지난 이날 오전까지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방청 관계자는 "2024년 이전 건축허가를 받은 창고시설은 당시 기준에 따라 소방시설이 설치됐다"며 "강화된 기준을 기존 시설에 적용하려면 대형 수조와 배관, 펌프 등을 새로 설치해야 해 구조적으로 쉽지 않은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yoojoons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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