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활활'…전문가들, 인천 쿠팡물류센터 붕괴 두고 갑론을박

"철근 녹을 가능성 거의 없어" vs "붕괴 배제 못 해"
반경 116m 주민 대피령…건물 3곳에 붕괴경보기 설치

20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압을 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쯤 발생한 화재는 50시간 넘게 꺼지지 않고 있다. 2026.7.20 ⓒ 뉴스1 김진환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건물 붕괴 가능성을 놓고 전문가들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소방당국은 붕괴 위험이 크지 않다고 보고 진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쿠팡 건물안전관리 총책임자는 "램프 구조물부터 붕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관할 인천시 서해구는 이 같은 의견을 반영해 주민 안전을 위해 대피령을 내렸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소방당국은 지난 19일 민간 건축구조기술사와 안전 전문가 등과 함께 건물 붕괴 가능성을 검토한 뒤 붕괴 위험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진화 작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 주요 지점 3곳에는 붕괴경보기를 설치했다. 건물 변형 등 붕괴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경보가 울리도록 조치했다.

쿠팡물류센터 안전성 검토에 참여한 박영석 하이테크구조ENG 건축구조기술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용광로 수준이 아닌 일반 화재 열기로 철근이 녹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며 "주민 안전을 위한 대피 조치는 필요하지만 객관적으로 건물이 붕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서해구는 같은 날 오후 구조안전 전문가와 쿠팡 안전관리 관계자 등이 참석한 상황판단회의를 거쳐 이날 오후 11시 물류센터 램프구역(화물차 진출입로) 반경 116m에 주민 대피령을 발령했다.

회의에서는 마크 로스 쿠팡 건물안전관리 총책임자는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해구에 따르면 마크 로스 총책임자는 "건물 구조는 600도에서 약 6시간 정도는 견딜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장담하기 어렵다"며 "화재가 계속되면 건물 일부가 기울면서 램프 구조물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주민 대피가 필요하다"며 "붕괴 시 파편이 최대 반경 116m까지 비산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구조안전 전문가는 "소방이 지속적으로 방수하고 있는 만큼 600도의 고온이 6시간 이상 유지될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로서는 안전한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로 불 타 아래로 떨어진 건물 파편과 잔해들이 흩어져 있다. /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서해구 관계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주민 안전을 위해 가장 보수적으로 판단했다"며 "주차 램프가 붕괴할 경우 파편이 최대 116m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분석을 근거로 대피 범위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피령 해제 시점은 현장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부 업체에서는 대피 안내를 받지 못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길주로 인근 제조업체 대표 A씨는 "대피 안내 문자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고, 다른 제조업체 관계자 B씨도 "구청에서 전화했다고 하는데 전달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해구 관계자는 "재난문자 발송과 홈페이지 공지, 기업 담당자 개별 연락 등 가능한 방법으로 안내했지만 일부에서는 전달받지 못한 사례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