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더 뽑는 방식으론 못 버틴다"…대림글로벌의 스마트 전환 해법

[로컬 히든챔피언] 금형부터 조립까지 원스톱 생산체계
외국인 노동력 의존 현실 속 “현장의 지능화가 경쟁력”

편집자주 ...지방에는 서울보다 덜 알려졌지만 묵묵히 기술을 키우고 시장을 넓히며 산업 현장을 지탱해온 기업이 많습니다. 규모는 크지 않아도 일자리와 투자,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이들의 목소리는 지역 경제의 체온을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뉴스1은 [로컬 히든챔피언] 코너를 통해 각 지역 산업 현장에서 경쟁력을 쌓아온 기업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서윤덕 대림글로벌 대표 /뉴스1 ⓒ News1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자동차의 성능은 화려한 외관보다 보이지 않는 부품에서 갈린다. 엔진룸 안 전류를 연결하고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기능성 부품들이 차량의 안전과 완성도를 떠받치기 때문이다.

최근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들은 단순 생산공장을 넘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스마트 제조 시스템으로 체질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원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품질과 납기, 원가 경쟁력을 함께 지켜야 하는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대림글로벌도 이 변화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대림글로벌은 자동차 엔진룸 주요 기능성 부품과 정션블록, 전기차 충전 관련 부품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제조기업이다.

이 회사의 강점은 단순 사출 생산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금형 설계와 제작부터 사출, 프레스, 조립까지 전 공정을 자체 운영하는 원스톱 생산 체계를 구축해 고객사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윤덕 대림글로벌 대표는 지난 22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원스톱 생산 체계를 통해 품질 안정성과 납기 대응력,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며 "자동차 산업은 단순히 많이 생산하는 시대를 넘어 얼마나 안정적으로 품질과 납기를 유지하느냐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을 이끄는 2세 경영인이다. 기존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야 하는 부담과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책임을 동시에 안고 있다.

대림글로벌 제조 공장 / 뉴스1 ⓒ News1

그는 최근 자동차 부품업계 상황을 두고 "완성차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부품업계는 원자재와 인건비, 물류비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수익성 압박이 상당히 크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제 부품업계는 기업별 기술력과 대응 역량에 따라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했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도 제조 현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유가 변동성이 커지면 생산비와 물류비 부담이 함께 늘고, 해상 운송 불안은 원자재 수급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서 대표는 "현장에서는 당장 매출 감소보다 비용 상승과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압박을 먼저 체감하고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되면 생산과 판매에도 점진적으로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대림글로벌이 이런 환경 변화 속에서 꺼내 든 생존 전략은 '지능형 시스템화'다. 제조업 특성상 안정적인 품질과 납기를 유지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24시간 생산 대응도 필요하지만 단순히 인력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판단에서다.

대림글로벌은 현재 스마트공장 고도화 지원사업에 참여해 제조실행시스템(MES)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 품질,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연동해 생산과 경영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방향이다.

서 대표는 "예전 제조업은 숙련된 현장 경험에 크게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품질 관리와 운영 효율화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사람을 많이 투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장 전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윤덕 대표가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 뉴스1 ⓒ News1

다만 공장을 스마트하게 바꾸는 일만으로 제조업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리할 현장 인력이 필요하고, 납기와 품질을 유지하려면 안정적인 인력 구조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서 대표는 "제조 현장은 내국인 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외국인 인력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외국인 인력 도입과 운영 과정에서 현장 현실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안전 규제도 중소 제조업체가 체감하는 부담 중 하나다. 기준 강화의 방향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각종 인허가와 점검 절차가 복잡해지고 있고 이를 전담할 인력이 부족한 기업도 적지 않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대응력이 부족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인건비와 생산성 부담이 커지는 제조업 현실에서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림글로벌은 지역 산업계와의 연결도 경쟁력의 한 축으로 보고 있다. 서 대표는 부친인 서동만 회장이 인천벤처기업협회 회장과 인천상공회의소 명예의원으로 활동하며 쌓아온 현장 경험과 네트워크가 경영 과정에서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인천상공회의소가 추진 중인 인천 자동차 업종 상생협약 확산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서 대표는 "자동차 부품업은 한두 개 기업만 잘해서 유지되는 산업이 아니다"며 "완성차와 부품사, 지역 산업 생태계가 함께 움직여야 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림글로벌도 스마트공장 고도화와 품질 경쟁력 강화를 통해 지역 제조업이 다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