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10만원도 귀하죠"…고유가 지원금 첫날, 고령층 중심 '한산'

60대 이상 고령층 중심 방문…대리 신청도 이어져
지역 상권 반응은 엇갈려…재정 건전성 우려도 확산

고유가 피해지원금 첫날인 27일 오전 인천 계양2동행정복지센터에 신청자들이 몰려왔다. /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46년생 OOO입니다." "차상위 수급자 맞으시죠? 빈자리에서 상담 받으시면 됩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첫날인 27일, 인천 계양구 계양2동행정복지센터에는 운영 시작 시간인 오전 9시부터 지원금 신청 대상자들이 몰려왔다.

이번 고유가 지원금 1차 지급 대상이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가구·한부모가족 등 취약계층인 만큼 지난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던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당시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10시까지는 수급자 방문이 평균 10~15명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5~10명 수준으로 줄었다. 방문자의 대다수는 60대 이상 고령층이었고, 20~40대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수급대가 고령층 중심이다 보니 대리 신청자도 흔치 않게 보였다. 조모 씨(58)는 "연로하신 어머니를 대신해서 신청하러 왔다"며 "거동이 불편하시고 온라인 신청도 익숙지 않으셔서 대리로 방문했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고령자, 장애인 등 본인이 고유가 지원금을 직접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 위임장과 관계 증명서류를 제출하면 대리 신청이 가능하다.

계양2동행정복지센터에 신청자들이 몰려왔다. / 뉴스1 ⓒ News1 유준상 기자

일부 현장에선 혼선도 빚어졌다. 접수처 직원이 "어머니, 계양2동이 아니시면 신청이 안 됩니다. 계양1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셔야 합니다"고 안내하자, 80대 한 할머니가 "여기서 계양동 주민 신청을 받는다고 해서 왜 안 되느냐"며 항의하는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수급자 대다수는 지원금 필요성에 공감했다. 신청을 마친 이모 씨(73·여)는 "선불카드로 받았다"며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단돈 10만 원이라도 귀하다. 생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행정복지센터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주모 씨(79, 여) 역시 "반찬 살 돈이 없었는데 이번에 지원금을 받아 살 수 있게 됐다"며 "정부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반짝 수혜'가 예상되는 지역 상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고유자 지원금은 신청자 거주 지역의 전통시장·동네마트·음식점·의류점 등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계양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팽모 씨(58)는 "정부에서 지원금을 나눠줄 때마다 매출이 늘긴 한다"며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편의점의 경우 지난해 민생지원금을 통한 매출 증대 효과를 확인한 만큼, 이번 고유가 지원금 지급에 맞춰 수요 겨냥에 나섰다. 당시 판매가 높았던 품목을 중심으로 대규모 프로모션에 나서는 모습도 눈에 띈다.

인천 계양구 한 편의점에 고유가 지원금 사용 가능 문구가 붙어 있다. / 뉴스1 ⓒ News1

반면 정부의 지원금에 대한 지역 상권의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계양동에서 샤브샤브집을 운영하는 A 씨는 익명을 요구하며 "지원금 지급 당시만 손님이 반짝 늘고 지원금이 소진되면 손님이 뚝 끊겨 왔다"며 "식자재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어 오히려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는 B 씨도 "우리 가게 매출이 오르면 옆 동네 가게는 손님이 줄어드는 구조"라며 "다 같이 잘 되는 게 아니라 수요가 반짝 옮겨가는 것뿐이라 진짜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50%에 육박한 상황에서 추가 재정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정부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하반기 여건이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는데, 이번 지출 강행이 국가의 전체 재정 계획을 고려한 결정인지 의문"이라며 "이란 전쟁 자체가 어떻게 마무리될지도 모르는데 정작 하반기 경제가 침체될 때 지원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화폐로 사용될 때 실제 고유가로 피해를 보는 업종의 실질적 수혜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밀한 연구도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