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선전' 왕재산 간부, 기소 13년 만에 일부 유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적 표현물 반포·소지
"무죄 안 나와 아쉬워…항소할 것"

인천지방법원 전경 ⓒ 뉴스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북한의 지령을 받고 활동한 지하 조직 '왕재산' 단체 간부가 기소 13년 만에 일부 유죄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곽여산 판사는 9일 선고공판에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모 단체 사무국장 A 씨(46)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2년과 자격정지 3년을 구형했다.

A 씨 측은 "압수수색 영장 없이 사진이 촬영되고 사실조회 등이 이뤄졌다. 이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곽 판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곽 판사는 "영장주의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사진의 증거 능력을 부정할 정도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이 진행한 서명운동이나, 기자회견문 배포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 곽 판사는 "피고인이 전면 동조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의 범행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곽 판사는 "A 씨는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이적 표현물을 반포·소지했고,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서도 "폭력적 수단을 동원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이 끝나고 A 씨는 기자들과 만나 "무죄를 예상했는데 아쉽다"며 "항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A 씨는 북한 지령을 받아 활동한 지하 조직 '왕재산'의 전위 조직에서 활동하며, 인터넷 홈페이지에 북한 선전물을 게시하고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주체사상을 담은 이적 표현물 130여 건을 소지한 혐의로 2013년 5월 기소됐다.

하지만 A 씨 등이 2017년 6월 국가보안법 제7조 1항과 5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면서 관련 재판은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이후 2023년 9월 헌법재판소가 해당 법률에 대한 합헌 결정 판단을 내리면서 재판이 재개됐고, A 씨가 기소된 지 12년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변론이 종결됐다.

한편 왕재산은 2011년 적발된 북한 연계 지하 조직으로, 북한 노동당 산하 대남 공작 부서인 225국의 지령을 받아 결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치 동향을 북한에 보고하고 이적 표현물을 배포한 혐의로 기소된 왕재산 조직원들은 2013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을 확정받았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