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팔·반바지에 고개는 푹 숙이고…'캄보디아 스캠범죄 피의자 73명 압송

단일 사건 기준 역대 최대 규모…입국 수속에 1시간 넘게 걸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스캠 범죄를 저지른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대규모 스캠 범죄를 저지른 우리나라 국적 피의자들이 강제 송환됐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태스크포스(TF)'는 캄보디아에서 조직적으로 스캠 범죄를 벌인 피의자 73명(남성 65명, 여성 8명)을 23일 강제 송환했다.

피의자들을 태운 전세기(KE969편)는 애초 이날 오전 9시 10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출발이 늦어져 오전 9시 36분쯤 착륙했다. 도착 후에도 이들이 단체로 입국 소속을 진행하면서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기까지는 1시간 넘게 걸렸다.

피의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자를 푹 눌러썼다. 이들은 캄보디아 현지 날씨 때문인지 반팔·반바지 차림에 슬리퍼를 신었고, 색깔만 다른 털이 달린 겉옷을 입고 있었다. 피의자 대부분은 20~30대 남성이었으며, 여성의 경우 얼굴을 완전히 감춘 채 이동했다. 이날 오전 4시 15분쯤 전세기에 탑승한 이들은 머리가 눌린 모습이었다. 몰려온 취재진에 고개를 더 숙이는 피의자도 보였다.

송환된 피해자 전원은 기내에서 이미 체포영장이 집행된 상태여서 곧바로 수사기관에 인계돼 수사를 받는다.

이들은 우리 국민 869명을 대상으로 약 486억 원 상당의 피해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송환은 단일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 범죄자 이송 작전이다. 인천공항 질서유지에는 경찰 181명, 압송에는 버스 10대와 승합차 7대 등이 동원됐다.

수사팀은 △부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49명) △충남청 형사기동대(17명) △서울청 형사기동대(1명)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1명) △인천청 사이버범죄수사대(1명) △울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2명) △경남청 창원중부경찰서(1명) △서울청 서초경찰서(1명)으로 분산해 피의자들을 호송한다.

이번 대규모 검거는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된 코리아전담반과 국가정보원, 캄보디아 경찰의 공조를 통해 이뤄졌다. 수사팀은 장기간 추적 끝에 스캠 단지 7곳을 특정했으며, 작년 12월 시아누크빌에서 51명, 포이펫에서 15명, 몬돌끼리에서 26명을 검거했다.

이번 송환자 중에는 현지에서 체포·석방을 반복했음에도 여태껏 송환이 이뤄지지 못했던 '로맨스 스캠 부부 사기단'도 포함됐다. 이들은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해 위장하는 수법으로 우리 국민 104명에게서 약 120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통해 외형을 바꾸는 등 조직적 도피 활동을 벌여왔다.

이와 함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뒤 캄보디아로 도주해 스캠 범죄에 가담한 도피 사범 △투자 전문가를 사칭해 사회 초년생과 은퇴자를 상대로 약 194억 원을 편취한 사기 조직 총책 △스캠 단지에 감금된 피해자를 인질로 삼아 국내 가족을 협박하며 금품을 갈취한 반인륜적 범죄 조직원들도 이번 송환자 명단에 포함됐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