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수욕장에 모래가 사라지고 있다…연안 침식 작용 '심각'
중구 왕산·용유지구, 옹진 대청·소이작도 집중 피해
국비 103억 포함, 총사업비 149억 규모 예산 확보
- 유준상 기자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인천 앞바다 주요 해변과 도서 지역 곳곳에서 해안 침식이 가속화되며 모래 유실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왕산·용유 해변을 비롯해 옹진군 소이작도와 대청도까지 서해 연안 전반에 피해가 확산되면서 해당 지역 지자체와 정부가 합세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해양수산부와 인천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인천 해안은 해수면 상승과 산업·항만·주거단지 확충 등으로 해안선 변화가 가속화되며 침식 피해가 심화되고 있다.
침식 피해가 가장 심각한 곳은 중구 '왕산지구(왕산 해변)'이다. 이곳 모래는 겨울에는 북쪽에서 남쪽으로 이동하고 여름에는 다시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모래사장이 유지됐지만, 최근 이러한 침식·퇴적의 동시작용을 통한 복원력이 상실돼 물속 바위까지 드러나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왕산 해변에서 불과 1㎞ 거리에 있는 중구 '용유지구(을왕리 해변)'는 해변의 모래가 인근 도로로 날리고 있다. 담당 지자체가 양빈사업을 시행해 을왕리해수욕장에 부족한 모래를 채워 넣고 있지만 조류 등의 영향으로 매년 일정 양의 모래 유실이 반복되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왕산마리나 건설이 해변으로 유입되는 파도의 방향에 영향을 주면서 왕산·용유 지구의 침식 현상을 가속화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종전 왕산마리나 방향(북쪽)에서 왕산해변 방향(남쪽)으로 흐르던 연안류가 막히면서, 모래가 다시 되돌아오지 못해 남부에는 모래가 사라지고 북부에만 모래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옹진군 소이작도 '소이작항지구'와 옹진군 대청도 '모래울동지구'에도 침식이 가속화되며 자갈이 많이 노출돼 양빈 작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다만, 육지와 거리가 있는 이 두 지역은 방문객들이 찾아와 해수욕을 즐기거나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자연 상태의 해안인 '자연해안'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러한 연안 침식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해양수산부의 제3차 연안정비사업 기본계획 변경 고시에 따라 연안정비사업 추진을 위한 149억 원(국비 103억 원, 군·구비 46억 원) 규모 예산을 확보했다.
이중 국비 103억 원은 왕산지구에 77억 원, 모래울동지구에 19억 원, 소이작항지구에 4억4000만 원, 용유지구에 2억 6000만 원 투입한다. 모래울동 지구와 왕산·용유 지구는 내년, 소이작항 지구는 2028년에 각각 연안 정비사업이 시작된다.
인천시는 추가로 확인되는 연안침식 지구는 제4차 연안정비 기본계획에 반영되도록 정부와 협의하고,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 위험이 높은 지역은 군·구와 협력해 우선 관리대상을 발굴해 국비 확보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연안 침식은 더 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삶과 안전에 직결되는 도시 전체의 과제다"며 "앞으로도 국비 확대, 정비사업 고도화, 미래지향적 연안관리 모델 구축에 인천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연안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yoojoons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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