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어장 가을 꽃게 풍어에도…연간 총어획량은 5년 새 최저

꽃게를 다듬는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꽃게를 다듬는 인천 옹진군 연평도 어민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올해 연평어장의 가을 꽃게 어획량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연간 총어획량은 최근 5개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일 인천 옹진군 등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올해 꽃게 총어획량은 68만 2218㎏으로 집계됐다.

2020~2024년 중 가장 적은 어획량을 기록한 지난해 93만 2036㎏보다 약 25만㎏ 줄어든 수치다.

올 가을철에는 56만 4367㎏의 꽃게가 잡혀 지난해 동기 어획량 30만9253㎏보다 약 1.8배 늘었다.

그러나 봄철 어획량이 11만 7851㎏으로 지난해 동기 어획량 62만 2783㎏의 20% 수준에 그치며 올해 1년간 총어획량 수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국립과학수산연구원은 지난해 가을철 어획량이 최근 5개년 중 가장 낮았던 기저효과로 올해 봄철까지 어획량 감소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가을철은 '황해저층냉수' 유입 미비와 여름철 따뜻한 물(난수)의 영향으로 꽃게 어군이 흩어지며 2023년 어획량(133만여kg)에 비해 30만 9254kg에 그치는 저조한 실적을 거둔 바 있다.

이수정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보통 봄철 꽃게 어획량은 전년도 가을철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작년 가을 낮은 강수량과 높은 수온 영향으로 꽃게 분포가 넓어진 현상이 올해 봄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가을에는 작년보다 수온이 낮고 남해권 수온이 높아지면서 꽃게 어군이 서해로 몰린 경향이 있다"며 "현재로서는 특별한 자연 현상 변수가 없다면 내년 봄철 조업량은 올해보다 좋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어획량 감소에도 어민들의 수입(어획고)은 크게 줄지 않았다.

올해 꽃게 어획고는 80억 1328만 원으로, 지난해(81억 7344만 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1㎏당 평균 단가는 7000~8000원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 영향으로 1만 5000원 선까지 오르며 어획고를 유지했다.

경인서부수협 관계자는 "작년에 적게 잡힌 꽃게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었는데, 실제 어획량은 회복되지 않아 단가가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연평도 어민들은 6개월로 제한된 꽃게 조업 기간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연평 꽃게는 2중 자망(걸그물)에 주로 잡혀 품질이 높다는 평가를 받지만, 금어기(7~8월) 전후로 연간 180일만 조업이 허용된다.

김정희 연평도 어민은 "봄철에 잡지 못한 꽃게를 이제 조금씩 낚기 시작했는데 조업 기간이 이미 끝났다"며 "기후 변화 등으로 꽃게 조업 가능 시기가 변하고 있는 만큼 현실에 맞는 조업 기간 설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