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백령도 마라톤' 1박2일 패키지 60만원…바가지 논란

인천시 공모사업 선정돼 옹진군 10월 추진
지역 홍보 목적인데…인천-非인천 비용 형평성 논란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끝섬전망대에서 바라본 백령도(독자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인천=뉴스1) 유준상 기자 = 인천시 공모사업에 선정돼 옹진군이 사업비를 지원받아 추진되는 '최강 백령마라톤' 축제가 과도한 관광 비용을 부추긴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인천지역 외 참여자의 경우 왕복 쾌속선, 숙박비, 마라톤 참가비 등 합해 1인당 30만원대 비용을 여행사에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당초 시도가 계획했던 지역 소비 진작과 관광 유치 효과로 이어지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오는 10월 19일 '최강 백령 마라톤'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올해 처음으로 추진되는 최강 백령 마라톤은 '백령·대청 보물 축제(10월 17~18일)'와 연계해 진행된다.

마라톤 참가는 옹진군민, 직업군인 및 장병, 공무원을 비롯해 전국 지역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백령종합운동장에서 현충탑, 백령호를 거쳐 원점 복귀하는 10km 정식코스와 3km 약식코스 등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옹진군 관계자는 "지질학적으로 뛰어난 가치를 지닌 백령도 명소와 경관을 홍보하고 '인천 i-바다패스'와 연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옹진군, 인천 이외 타 지역 거주자가 마라톤에 참여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과도해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마라톤이 당일 오전 9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숙박비, 식비 등이 함께 비용에 합산된다.

실제 '최강 백령 마라톤' 홍보 홈페이지에는 '1박 2일 패키지'의 여행사 홈페이지로 연결된다. 2인실의 경우 인천 이외 지역 일반시민은 1인당 30만원이다. 여기에는 1박 숙박비, 왕복 쾌속선, 마라톤대회 참가권(4만원)이 포함된다. 부부나 친구 등 2인 신청시 6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행사 참여자들은 이 비용이 합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행사 기간엔 숙박에 1인당 개별 비용이 적용된다. 백령도의 스타펜션민박 관계자는 뉴스1에 "평소 2인실 금액은 7-8만원 수준"이라며 "백령·대청 보물 축제 기간엔 패키지로 개별 신청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편에 i바다패스 혜택을 보는지도 의문이다. 인천~백령도 페리 왕복 비용은 평균 14-15만원대 형성돼있지만, 올해 1월부터 시행된 i바다패스를 이용하면 편도 기준 섬 주민 1500원, 인천시민 1500원, 타 시·도민은 정규 운임의 70%를 지원받는다.

인천의 한 시민은 "백령·대청 축제인데 대청 사람들이나 육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호응하기 힘든 사업이 될 것 같다"며 "백령도까지 가서 마라톤을 하겠다는 타 지역 사람들이 과연 몇 명 되겠냐"고 반문했다.

다른 시민은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인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낫다"며 "거기에 가서 관광객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얻어갈지를 기획하고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최강 백령 마라톤' 예산은 1억 2000만원이다. 이중 50%는 국비에서 지원 받고, 나머지 50%는 인천시와 옹진군이 각각 분담한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올해 진행 후 결과를 보완해 백령과 대청이 한 공간에서 권역별로 잘 추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 달에 한 번 혹은 격주에 한 번 지역의 축제 되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yoojoons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