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재석 경장 홀로 바다에 들어간 이유 "드론 순찰업체 요청 때문"

11일 고(故) 이재석 인천해양경찰서 경장 영정사진이 안치된 인천 동구 송림동 청기와장례식장. 이 경장은 11일 오전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에 고립된 70대 A 씨를 구조하기 위해 착용하고 있던 부력조끼를 벗어줬으나 바닷물에 휩쓸려 숨졌다. 2025.9.11/뉴스1 ⓒ News1 이시명 기자
11일 고(故) 이재석 인천해양경찰서 경장 영정사진이 안치된 인천 동구 송림동 청기와장례식장. 이 경장은 11일 오전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갯벌에 고립된 70대 A 씨를 구조하기 위해 착용하고 있던 부력조끼를 벗어줬으나 바닷물에 휩쓸려 숨졌다. 2025.9.11/뉴스1 ⓒ News1 이시명 기자

(인천=뉴스1) 이시명 기자 = 인천 옹진군 꽃섬 갯벌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던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 경장이 드론 순찰업체의 신고를 받고 홀로 현장에 나섰다가 끝내 숨진 사실이 확인됐다.

11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7분쯤 야간 드론 순찰업체는 대조기를 맞아 갯벌을 살펴보던 도중 사람이 앉아있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영상을 확인했다.

이후 업체는 해경 영흥파출소에 연락했고, 당시 당직 근무 중이던 이재석 경장이 확인 차 현장으로 이동했다.

약 1시간 뒤인 오전 3시쯤 이 경장은 다리를 다친 70대 B 씨를 확인,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자신의 외근 부력조끼(구명조끼)를 벗어 A 씨에게 입혀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경장은 상처난 A 씨의 발에 순찰장갑도 신겨준 뒤 함께 육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비슷한 시각 드론업체는 바다에 물이 많이 찼다며 영흥파출소에 지원인력 투입을 요청했고 3시 10분쯤 파출소 직원들이 현장에 추가 투입됐다.

다만 추가 인력 투입 후 약 20분이 지났을 무렵 이 경장은 연락이 두절됐고, 이 상황은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 보고돼 항공기 2대와 경비함정 28대 등이 현장에 즉시 파견됐다.

하지만 이 경장은 약 6시간 뒤인 오후 9시41분쯤 영흥면 꽃섬에서 0.8해리(약 1.4km) 떨어진 해상에서 호흡과 맥박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다.

이에 앞서 이 경장은 오전 3시 30분쯤 영흥도 꽃섬에 해루질하러 갔다 고립된 70대 A 씨 구조 작업에 투입됐다. 이 경장은 구조 과정에서 물살이 세지자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구명조끼를 A 씨에게 벗어줬고, 이후 헤엄을 치다 바닷물에 휩쓸렸다.

A 씨는 사고 당시 구조돼 현재 생명에 크게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해경은 이 경장의 1계급 특진을 결정하는 등 순직을 인정했다.

해경 관계자는 "이 경장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정확한 사고 경위를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이 경장의 장례는 중부해양경찰청장 장(裝)으로 5일간 치러지며, 영결식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30분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거행될 예정이다.

s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