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텔레그램 마약유통조직 '오방' 운영진 14명 구속

박사방과 유사 형태로 SNS상 조직적 범행…범죄집단 적용
검경 5개월간 공조 수사로 검거…지역별 인증딜러 5명 추적

텔레그램상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범행을 한 박사방과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꾸려 10개월에 걸쳐 조직적으로 마약 거래 범행을 한 국내 최대 텔레그램 마약유통조직 '오방'의 운영진이 검거됐다. 이들이 SNS상 나눈 대화 내용 및 거래한 마약류(인천경찰청 제공)2021.11.15/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텔레그램상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범행을 한 박사방과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꾸려 10개월에 걸쳐 조직적으로 마약 거래를 한 국내 최대 텔레그램 마약유통조직 '오방'의 운영진이 검거됐다.

인천경찰청과 인천지검은 15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및 범죄단체등 조직 혐의로 총책 A씨(25) 등 3명과 중간판매책 B씨(24) 등 8명, 환전책 C씨(25) 등 2명, 인출책 D씨(26) 등 2명 등 14명을 구속하고 인출책 1명을 불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6월부터 올 3월까지 SNS상에서 1억원 상당의 마약을 밀수한 뒤, 텔레그램 그룹방 '오방'을 통해 판매하고,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5억1800여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가상화폐를 통해 자금세탁한 혐의다.

이들은 가족과 지인 사이로 지난해 6월 텔레그램 그룹방 '오방'을 조직한 뒤, 전국을 서울권, 수도권, 충청전라권, 부산경상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눴다.

'오방'은 필로폰 등 마약류를 투약한 뒤 환각상태에 이르는 것을 표현한 이들의 은어다.

이후 이들은 총책, 중간판매책(지역별 인증딜러), 환전책, 인출책으로 철저하게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총책 3명은 SNS상에서 마약류를 조달하고 광고하는 역할을, 환전책은 수도권과 전라권 소재의 가상자산구매대행사 2곳과 함께 마약류 판매대금을 가상화폐를 통해 세탁하는 일을 맡았다. 중간 판매책은 권역별로 역할을 맡아 총책으로부터 공급받은 마약류를 각 권역 구매자에게 판매하는 역할을 했다. 현금 인출책은 범죄수익금을 세탁하고 친인척 등 계좌에 은닉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텔레그램상에서 미성년자 성착취 범행을 한 박사방과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꾸려 10개월에 걸쳐 조직적으로 마약 거래 범행을 한 국내 최대 텔레그램 마약유통조직 '오방'의 운영진이 검거됐다. 이들이 SNS상 나눈 대화 내용 및 거래한 마약류(인천경찰청 제공)2021.11.15/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이들은 수사망을 피하기위해 텔레그램 그룹방인 '오방'을 수시로 폭파하고 다시 만드는 식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이들이 검거될 당시 이들 그룹방에 있던 회원수는 1100명에 달했다. 회원 중에는 10대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회원들의 탈퇴 없이 그룹방을 견고히 운영하고자, 300만~400만원 상당의 보증금을 받았다. 회원들에게 가입 전 사전에 신분증 사본을 받아 탈퇴하거나 그룹방에 위해되는 행위를 할 시, 신분을 노출한다고 고지해 박사방과 같이 유사한 형태로 조직을 운영해왔다. 이벤트를 통해 당첨 시 마약류를 제공하면서 결속력을 다지기도 했다.

경찰과 검찰은 이 조직이 텔레그램 그룹방을 이용한 국내 최대 마약 유통조직으로 판단했다. 실제 오방이 보유한 회원수로 확인된 1100여명은 국내 SNS상 마약유통조직 중 최대 규모다. 또 일일 판매액도 수천만원에 달해 가장 많은 액수가 거래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검경은 5개월간 공조수사를 통해 핵심 운영진 중 중간판매책(지역별 인증딜러) 5명을 제외한 운영진 15명을 모두 붙잡았다. 마약류 범행 외에 이들에게 SNS상 조직적으로 마약 유통행위를 한 범죄집단으로 의율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SNS 마약유통조직을 범죄단체 등 조직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또 마약류 매매 및 수수 등 혐의로 전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구속 피의자 14명과 불구속 피의자 1명이 이들 집단의 일원인 것도 확인했다. 이들 15명이 밀수한 마약량은 1억원, 판매량은 5억여원어치다.

경찰과 검찰은 이들 조직이 세탁하고 은닉한 예금, 차량, 비트코인 등 8억20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몰수, 추징 보전했다.

또 도피한 중간판매책 5명에 대해서도 추적 중이다.

경찰과 검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조직화, 체계화되고 있는 텔레그램 마약그룹방 등 온라인 범죄 조직에 대해 형법상 범죄집단 혐의를 적극 적용할 예정"이라며 "상호 협력을 통해 마약류 유통 범죄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aron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