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없는 스승의날…아이들 깜짝 이벤트에 교사들 함박웃음
인천 인주중 학생들, 대면 못하는 아쉬움에 감사의 이벤트 마련
직접 만든 상장 전달하기·선생님에게 감사 메시지 보내기
- 박아론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이명환 선생님은 학생들이 뽑은 최고의 미남으로 선정돼 '얼굴이 최우수상', 재치 가득한 이병식 선생님은 '개그가 상상이상' 상장을 드립니다."
15일 낮 12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인주중학교에서 특별한 스승의 날 행사가 열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이어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늘면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스승의 날'을 기리고자 학생들이 나서면서다.
학생들은 교사들을 직접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고자 SNS상 회의를 열었다. 이어 스승의 날 당일 교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3가지 이벤트를 마련했다.
첫번째 이벤트는 이 학교 교장, 교감 등을 포함해 교사 총 57명에게 '상장 수여하기'. 학생들은 모두 선생님들의 강점과 특징을 뽑아 모든 선생님들에게 줄 상을 정했다.
두번째 이벤트는 감사의 마음이 담긴 휴대폰 메시지를 보내는 '선생님 감사합니다'이다. 세번째 이벤트는 선생님에 관한 문제를 풀어 맞추는 '꽃보다 인주쌤'이다.
첫번째 이벤트는 15일 이 학교 교사와 직원 81명이 함께 한 자리에서 공개되면서 의미를 더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이 마련한 이벤트의 의미를 살리고,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 준비 등으로 지친 교직원들을 응원하고자 '인주중 교육 공동체의 날' 행사를 기획했다.
이 자리에서 학교 측은 신규 교사 5명에게 꽃과 선물을 전달한 데 이어 학생들이 마련한 상장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은 함께하지 못했지만, 재치 넘치는 '상장'에 교사와 직원들은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윤건선 교장은 '왕이 될 관상', 곽희숙 교감은 '인주의 여신상'을 각각 받았다. 또 이원민 교사는 친구처럼 다정해 '친화력이 갑이상',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대해주는 양은실 교사는 '엄마 마음 본보기상', 미소가 예쁜 이미숙 교사는 '미소천사상'을 받았다. 또 청량한 목소리로 학생들의 마음을 뚫어준 강태인 교사는 '청량한 목캔디상', 퇴근 후 학익동에 있는 술을 다 마신다(?)는 소문이 난 차석범 교사는 '매일이 술상'까지.
학생들의 장난끼와 재치 넘치는 상을 받을 만큼 인기만점인 차석범 교사는 2번째 이벤트인 '선생님 감사합니다'를 통해 학생들로부터 감사의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차 교사 학급의 한 학생은 "작년 같았으면 학교에서 선생님들이랑 같이 시간 보냈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아쉬워요"라면서 "최근 온라인 수업 때문에 더 애쓰시는데, 늘 저희를 위해 늘 고생하시고 잘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고 전했다.
또 "애들이랑 쌤한테 가끔 장난치는데, 쌤 항상 존경하고 감사히 생각하는 거 아시죠?"라면서 "항상 사랑해요"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교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직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자리를 갖고 학생들이 마련한 작은 이벤트를 즐기며 모처럼 웃음 꽃을 피웠다.
차 교사는 "교직에 몸 담은 지 8년째인데, 코로나19 때문에 학생들이 없는 스승의 날은 처음 겪어 보는 것 같다"면서 "비록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어려운 시국에 온라인상으로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각별함은 더해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교사에게 상을 주기 위해 아이들의 의견을 받았는데, '내 가슴에 총상, 내 심장에 비상, 너무 귀여워서 울지마상' 등 재미있는 의견들이 쏟아졌다"면서 "오프라인으로는 한계가 있는데, SNS상으로는 학급 모든 아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윤건선 교장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육 공백이 없도록 교사들은 더욱 신경을 쓰고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아이들을 볼 수 없어 교사들의 마음은 지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교사 뿐 아니라 교직원까지 모두가 인주중의 교사라는 마음으로 어려운 시국을 함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응원의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고 다시 아이들을 맞이할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면서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aron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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