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스월드 불법 전대 '여전'…부천시 늑장행정 도마에
- 정진욱 기자

(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경기 부천시가 세계 유명건축물 테마파크인 '㈜아인스월드'(이하 아인스)의 불법전대를 알고도 늑장 행정 등으로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다른 개인이나 법인이 아이스 내에서 영업행위를 하는 전대(轉貸)는 엄연히 불법이다. 시가 올해초 아인스와 체결한 협약서에 따르면 아인스내 부대 및 편의시설은 직영으로만 운영하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7일 경기 부천시 등에 따르면 아인스에는 현재 6개의 영업점이 불법 전대로 운영 중이다.
아인스의 불법전대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6월 부천시의회가 공식적으로 아인스의 불법전대 문제를 제기하며 원상복구를 요구했었다. 당시만해도 불법전대는 4곳이었지만 시의회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그때 보다 2곳이나 더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현재 진행 중인 시의회 정례회에서 또다시 이 문제가 불거졌다.
정재현 시의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제239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 아인스 불법 전대와 관련해 시의 후속조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장덕천 시장이 지난 6월 의회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불법 전대 4개소 중 원상복구 행정으로 3개소가 조치되고 '아인스델리' 1개소만 남아 있어 조치 중이라고 말했지만, 불법 전대가 아직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며 시 행정을 질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10월쯤 아인스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A업체를 또 확인했다"며 "A업체는 미신고 업체로 현재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돼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인스 불법전대에 대한 부천시의 안이한 늑장행정이다. 시는 시의회의 지적으로 아인스의 불법전대 문제점을 인식했음에도 두달간 현장 방문은 커녕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뉴스1 취재결과 드러났다.
장덕천 부천시장이 지난 6월 시정질의에서 나온 해당 사안에 대해 "불법 전대 4개소 중 원상복구 행정으로 3개소가 조치되고 '아인스델리' 1개소만 남아 있어 조치 중"이라고 한 답변은 아인스가 3월24일 시에 제출한 '불법 전대 업체 폐업' 공문을 근거로 말해 논란이 됐다. 시장이 시의회 회기 중 의원 질문에 거짓말을 한 셈이 된 것이다.
업무 소관 부서인 부천시청 도시국이 아인스를 방문한 것은 8월이다. 부천시청과 아인스까지 거리는 3km에 불과하다. 3㎞를 가는 데 2개월여가 걸린 것이다.
시 관계자는 "6~8월 현장 검증 등 아인스월드에 대한 후속조치 결과에 대한 문서는 없다"며 "6월 장 시장 시정답변 후 2달이 지난 8월에서야 아인스월드 현장을 확인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인스와 불법전대를 계약한 업체가 채권회수를 위해 입장권의 수익을 중간에 빼돌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인스는 재무제표상 매출액의 1.5%를 매년 시에 지급해야 한다.
시에 따르면 아인스의 산업은행 채권(14억원)을 인수한 B업체는 채권 회수를 목적으로 지난 4월1일 아인스와 운영대행계약을 체결한 후 매표소에 B업체 명의 POS(판매시점 정보관리시스템)를 설치했다.
시는 B업체가 이를 통해 입장권 수익을 빼돌리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입장권 수입이 줄면 부천시가 아인스에 받아야할 수익도 그만큼 줄어든다.
아인스 월드 입장료는 성인 1명당(주간 기준)1만원이다. 2018년 아인스월드를 이용한 관람객은 12만명이다.
시 관계자는 "아인스가 B업체와 불법 전대 계약을 확인한 만큼 올해말 입장료 지급액에 대한 누락부분이 있는지 재무제표 등을 꼼꼼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시는 아인스가 불법 전대를 일삼고, 이에 대한 원상복구를 하지 않자 12월 1일을 기해 무상사용 허가 승인 취소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8월 28일 아인스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아인스는 시의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난 11월 26일 경기도에 행정심판을 낸 후 27일에는 승인취소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이에 경기도는 11월 28일 아인스가 제출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 행정심판 청구사건에 재결시까지 집행을 정지했다. 도는 행정심판법에 따라 60~90일 이내에 아인스가 낸 청구사건을 재결해야 한다.
아인스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직원 급여를 챙겨주기 위해 전대를 한 것"이라며 " 돈을 벌기 위해 전대를 줬다면 보증금과 관리비를 받아야 하지만 그것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까지 오게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면서 "아인스에 대해선 더이상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부천시 원미구 상동 영상문화단지 내 위치한 아인스월드는 이 업체가 485억원을 들여 5만5566㎡ 부지에 세계 유명건축물 미니어처 71식 109점을 기부채납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2003년 11월 15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무상사용 승인을 받고 영업중인 테마파크이다.
전세계 25개국의 유명 건축물과 세계 7대 불가사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 총 109점의 건축물을 체험하고 느낄 수 있어 관람객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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