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 붕괴…원인은 가림막?

구, 먼지 민원에 통기구 없는 가림막 강요…“먼지 잡으려다 사람 잡을 뻔”

22일 경 카리스 호텔 증축 공사 현장에 설치된 비산먼지 발생을 막기 위한 천막 재질의 가림막 곳곳에 통기구가 있어 강풍에 대비한 모습(사진 왼쪽). 25일 계양구가 비산먼지 민원에 따라 통기구를 모두 막도록 지시해 가림막이 강풍에 취약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가운데) 26일 새벽 초속 38m의 강풍을 이겨내지 못한 가림막과 연결된 외부 구조물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인천=뉴스1) 주영민 = 인천의 한 호텔 증축공사 현장에서 외부 구조물 일부가 강풍에 무너져 내려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구가 비산먼지 민원을 우려해 시공사에 설치를 강요한 통기구 없는 가림막이 강풍을 이기지 못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계양구의회는 29일 ‘카리스 호텔 가림막 붕괴 사고에 따른 피해상황 및 대책 등에 대한 보고회’를 가졌다고 30일 밝혔다.

보고회 결과 카리스호텔 시공사가 계양구의 지시에 따라 비산먼지 발생을 막으려고 통기구가 없는 천막 재질의 가림막을 설치한 것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곽성구 계양구 의장은 “이번 사고는 민원 때문에 시민의 안전은 완전히 무시한 처사”라며 “앞으로 있을 행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명백히 밝혀내고 관계자에 대해 확실한 처분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바람에 취약한 천막 재질의 가림막을 공사현장에 설치한 이유가 시공사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비산먼지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자 구는 16일 시공사와 작업협의를 하면서 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기존 바람이 통하는 가림막 대신 천막 재질이 가림막으로 공사 부위를 막으라고 지시했다.

이에 시공사는 바람이 전혀 통하지 않을 경우 더운 날씨에 인부들이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데다 외부에서 돌풍이 불 경우 붕괴될 위험이 우려돼 천막 재질의 가림막을 설치하는 대신 곳곳에 U자형으로 바람구멍을 뚫었다.

하지만 구는 24일 공사현장을 방문, 환기 및 강풍을 대비해 만들어둔 바람구멍이 대기환경보전법 위반(방진막 일부 미설치)이라며 모두 복구할 것으로 지시했다.

결국 시공사는 25일 바람구멍마저 막아버렸고 26일 새벽 강풍에 의해 가림막과 연결된 철제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비산먼지 민원이 끊이질 않아 시공사에 비산먼지를 완전히 차단하도록 지시한 적이 있지만 천막 재질을 사용하겠다고 한 것은 시공사의 선택이었다”며 “가림막의 통기구도 시공사 측 근로자들이 환기를 위해 마구잡이로 훼손한 것으로 보여 적발한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공사의 관계자는 “수많은 공사를 진행해 왔지만 이번 카리스호텔 증축 공사처럼 비산먼지를 막기 위해 바람조차 통하지 않는 천막재질의 가림막을 치는 경우는 없었다”며 “상식적으로 바람이 통하지 않는 재질을 쓸 경우 더운 여름 날씨에 인부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할 텐데 스스로 그런 것을 설치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해명했다.

그는 “실제 천막 재질의 가림막을 친 이후 인부 10여명이 일을 그만두는 일도 발생했다”며 “공사를 하루 이틀 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잘 쓰지도 않는 천막 재질의 가림막을 바람구멍 하나 없이 설치한 채 공사를 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26일 오전 1시30분께 증축 공사중인 카리스호텔 전체를 감싼 가림막이 초속 38m의 강풍에 고스란히 휩쓸리면서 가림막과 연결된 외부 철제 구조물이 무너져 내렸다.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근 134명이 대피하는 등 일대 소동이 벌어졌지만 다행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카리스호텔은 9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지정호텔로 사이클운영진과 말레이시아 선수단 관계자 등 100여명이 묵기로 예약돼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공사가 일시 중단되면서 AG 대비에도 차질이 생겼다.

jjuju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