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목 졸라 살해 후 시신 유기한 20대…항소심도 무기징역
범행 전 살해·시신 유기 방법 검색…"돈 노린 계획적 강도살인"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한 달가량 교제한 여자 친구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후 돈을 빼앗으려 한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30일 수원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신현일)는 강도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 씨(26)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단(무기징역)을 유지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9시 4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주택가에 세워 둔 차 안에서 여자 친구 B 씨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후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오전 1시께 포천시 소흘읍 고속도로 인근 풀숲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2024년부터 1억 원 이상에 달하는 불법 온라인 도박 빚을 진 데다 금융기관 채무까지 있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B 씨와 교제해 왔다. 그러던 중 B 씨 계좌에 현금 약 4300만 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가로채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를 살해한 후에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예금액을 빼내려 했으나 계좌 비밀번호를 알지 못해 실패했다. 또 B 씨 명의로 대출도 받으려 했지만 보이스피싱 범죄로 의심을 받으면서 끝내 아무런 금전적 이득은 얻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고, 다투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B 씨가 사망한 후에는 예금액이 떠올라 돈을 빼내려 했을 뿐 처음부터 금전을 목적으로 살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A 씨가 범행 전 인터넷을 통해 사람 목을 졸라 기절시키거나 살해하는 방법을 검색한 사실에 주목했다. 또 시신에서 장기를 적출해 매매하는 방법까지 찾아본 점 등을 들어 금전적으로 궁핍했던 A 씨가 돈을 목적으로 B 씨를 살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B 씨 계좌에 4000만 원이 넘는 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불과 5일 만에 범행에 이른 점도 계획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봤다. 특히 A 씨가 범행 전 인터넷으로 저수지 등을 검색한 점과 시신 유기를 준비한 정황 등을 계획범죄의 근거로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강도살인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 시신을 유기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짓밟았다"며 "유족들 역시 장기간 피해자의 소재를 알지 못한 채 지내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동종 전력이 없고 실제로 범행으로 얻은 금전적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도 강도살인 법정형 하한인 무기징역보다 감경할 수 없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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