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받기까지 길면 9년…과거사 재심 10건 중 8건 뒤집혔다

확정 재심 4356건 중 3438건 무죄…1심 무죄율 최근 5년 93.2%
이상식 의원 "피해자 명예 회복 위해 재판 지연 해소 노력 필요"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5.10.27 ⓒ 뉴스1 공정식 기자

(용인=뉴스1) 김평석 기자 = 2002년 이후 판결이 확정된 과거사 재심 10건 중 약 8건이 무죄로 뒤집힌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판에 최장 9년 넘게 걸리는 등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을 늦추는 재판 지연은 여전했다.

30일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2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나온 과거사 재심 판결 4356건 가운데 3438건(78.9%)이 무죄였다.

심급별로는 1심 2911건 가운데 2421건(83.2%), 2심 1445건 가운데 1017건(70.4%)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최근 들어 무죄율은 더욱 높아졌다.

1심 무죄율은 2020년 이전 68.5%에서 2021~2025년 93.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2심 무죄율도 68.7%에서 79.6%로 높아졌다.

반면 재판 지연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심 사건의 43.8%, 2심의 81.7%는 재판에 6개월 이상 걸렸다. 1000일 이상 소요된 경우도 1심 113건, 2심 188건 등 모두 301건에 달했다.

가장 오래 걸린 재판은 3317일로 약 9년1개월이 소요됐다.

올해 5월 말 현재 진행 중인 과거사 재심도 1심 417건, 2심 204건 등 모두 621건이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평균 소요일수는 1심 332일, 2심 441일로 집계됐다.

과거사 재심 대상에는 계엄법과 국가보안법, 긴급조치, 내란죄, 외환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포고령, 반공법 등과 관련한 사건이 포함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부림사건이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1974년 유신체제 아래 발생한 대표적인 공안사건이다. 관련자 8명은 국가전복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 판결 약 18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이후 재심을 거쳐 2007년 이들 8명 모두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부림사건은 1981년 부산에서 학생과 교사, 회사원 등이 사회과학 독서모임을 했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이 된 공안사건이다. 수사 과정에서 불법감금과 고문 등이 문제가 됐으며 피해자 5명은 재심을 거쳐 2014년 무죄가 확정됐다.

이 의원은 "재판이 길어질수록 고령 피해자와 유족의 명예회복도 늦어진다"며 "국가의 잘못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사법당국의 재판 지연 해소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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