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피해 입을까" 결국 상호 바꾼 분당 중식당…닷새 만에 영업 재개
'래커 테러' 후 중국 지도자 연상 상호 변경
식재료 등 100만 원어치 폐기·집기류 교체
- 김기현 기자
(성남=뉴스1) 김기현 기자 = 추석 연휴 첫날 중국인 남성 4명에게 이른바 '래커 테러'를 당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중식당이 상호를 변경하고 닷새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추가 피해 가능성과 직원 안전을 우려해 기존 상호 대신 특정인을 연상시키지 않는 일반적인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2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식당은 이날부터 기존 상호 대신 'O향'으로 바꾸고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새 간판은 다음 주 중 설치할 예정이다.
업주는 뉴스1과 통화에서 "추가 피해 가능성을 우려했다"며 "이번 사건 이후에도 기존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 수 있다고 판단해 상호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직원들의 안전을 가장 크게 우려했다고 했다.
업주는 "직원들이 나중에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느냐"며 "직원들에게 피해가 가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에 신변보호 조치나 매장 주변 순찰 강화는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다.
업주는 "제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며 "그런 낌새가 보이면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업을 다시 시작하기까지 훼손된 집기와 식재료 등을 정리하는 복구 작업도 거쳤다.
범행 과정에서 파손된 의자와 집기류는 새로 구입했고, 대여 물품인 포스기도 변상한 뒤 다시 빌렸다.
농약이나 살충제 등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식재료는 모두 폐기했다. 업주가 추산한 식재료 피해액만 100만 원을 넘는다.
식재료를 보관하던 쇼케이스 냉장고에도 농약 등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집중적으로 뿌려져 교체했다.
업주는 "쇼케이스 냉장고에는 농약을 집중적으로 뿌려놔 회생이 불가능해 교체했다"며 "대여업체에서 상황을 알고 배려해 줘 비교적 저렴하게 다시 대여했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국적의 20~40대 남성 4명은 지난 24일 오전 2시 40분께 해당 중식당에 침입해 매장 내부 곳곳에 래커와 페인트를 칠하고 농약으로 추정되는 물질을 식재료에 뿌린 뒤 당일 중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이들의 신원을 특정하고 지난 28일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국제사법공조 절차에 착수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식재료 감정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월 발생한 같은 식당 간판 훼손 사건과 이번 사건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이 발부되면 중국 측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피의자들이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인 만큼 국제협력국을 통해 중국 측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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