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민생 예산 삭감은 오해…애초부터 빈칸 예산"

"실국 간 소통 부재…재정위기 제어 시기 놓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6일 경기도 율곡홀에서 열린 주간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최근 경기도의 민생예산 삭감 논란과 관련해 "삭감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예산이 비어 있었다"고 밝혔다.

17일 경기도에 따르면 추 지사는 전날 주간회의에서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공유하며 "나머지 공란인 석 달 치 예산을 짜야 하니 항간에서 민생예산을 삭감했다고 오해하고, 도가 질타를 받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 지사는 "삭감을 한 것이 아니다. 애초부터 예산이 빈칸이었다. 도가 임의로 삭감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산을 상세히 들여다보니 1월에서 9월까지만 예산서가 있고 10월, 11월, 12월은 빈칸이었다"며 "살림살이를 짜놓지 않고 가계부를 넘겨준 셈이다. 그러면서 적금도 다 깨 쓰고, 들어올 돈은 없고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 지사는 민선 8기 당시 도정 운영 과정에서 예산을 쓰는 부서와 세입을 마련하는 부서 간 소통이 부족했던 점도 재정위기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처음 업무보고가 너무 비전 위주로만 돼 있어 예산의 세부적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없었다"며 "업무보고를 다시 받아 보니 도가 처한 상황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을 쓰는 부서와 예산을 마련하는 부서 사이의 소통이 부족했다"며 "이를 조정하는 지휘관이 도지사여야 하는데 도지사와 실·국 상호 간에도 소통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산에 위기가 닥쳤음에도 그것을 컨트롤하고 제어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쳤다"고 진단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세입 여건 악화와 복지 지출 증가가 맞물린 구조적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출생아와 고령 인구가 모두 전국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복지비가 그만큼 많이 지출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세의 절반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기존 11조 원에서 8조 원대로 3조 원 이상 급감했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향후 4000억 원 추가 감소가 예상되는 등 과거 개발주의형 세입 구조로는 현 위기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다.

추 지사는 그러면서 "지방세제를 제도적으로 고치지 않고는 헤어 나올 방법이 없다"며 지방세제 개선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