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717명에 15억대 기프트카드…농협 조합장·상임이사 경찰 수사

"선거 앞두고 선심성" 고소…특별감사 후 회계 계정 사후 변경 의혹도

A 농협 전경. 2026.9.16/뉴스1 ⓒ 뉴스1 김기현 기자

(안산=뉴스1) 김기현 최대호 기자 = 경기지역 한 농협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조합원들에게 무기명·사용처 제한이 없는 기프트카드를 대량 지급하고, 조합 자금을 선거를 앞둔 선심성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16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안산상록경찰서는 전날(15일) A 농협 조합장 B 씨와 상임이사 C 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농업협동조합법 위반,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소장을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배당받았다.

고소장에 따르면 B 씨 등은 올해 1월 '경영성과 우수 기프트카드 특별지급' 명목으로 조합원 1717명에게 1인당 70만 원 상당 카드를 지급했다. 여기에 이용 실적 등에 따라 15만·20만·30만 원 상당의 카드를 추가 지급한 것으로 적시됐다. 고소인은 해당 카드가 무기명인 데다 사용처 제한도 없어 마트·식당·골프 의류 매장·노래방 등 전국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2024년 8월 이사회 전후 비상임이사·감사 10명에게도 1인당 100만 원씩 총 1000만 원 상당 무기명 카드를 지급하려 했다는 내용도 고소장에 담겼다. 고소장에 적시된 전체 금액은 조합원 지급분 약 15억 3600만 원을 포함해 총 15억 4600만 원 상당이다.

고소인은 B 씨 등이 지급한 기프트카드가 조합원 영농·생활 지원을 위한 교육지원사업비 취지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협중앙회 지침에서 생일·명절 선물 등 명목으로 상품권·기프트카드 등 현금성 물품을 지급하는 행위를 주요 집행 오류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고소인은 올해 2월 진행된 농협중앙회 특별감사에서 위법성이 지적되자 B 씨 등이 이사회를 열어 기프트카드 비용 회계 계정을 교육지원사업비에서 업무추진비로 사후 변경하고, 교육지원사업비·업무추진비 등 31억 원대 예산 변경안을 의결하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무마하려 했다고 피력했다.

고소인은 B 씨가 2027년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연임을 염두에 두고 조합원들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현행 위탁선거법은 조합장 등은 재임 중 원칙적으로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명시한다. 기부행위에는 금전·물품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다만 고소인의 주장인 만큼 피고소인들의 구체적인 입장이나 실제 카드 발급·사용 내역, 예산 집행의 적정성 및 선거 관련성 등은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경찰은 향후 고소장과 관련 자료를 토대로 기프트카드 발행·배포 경위, 조합 이사회 의결 여부, 회계 계정 변경 과정, 카드 사용처 및 조합장 선거와의 관련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