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사퇴 청원' 동의자 급증하자 조기 종료…답변은 "사실 왜곡"
3만명 넘기자 '완료' 전환…대변인 브리핑과 동일 내용 답변
-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경기도가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원 동의자가 3만명을 넘어선 직후 '답변 완료' 전환을 통해 동의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도가 내놓은 답변이 전날 대변인 서면브리핑과 사실상 동일한 내용으로 확인되면서 '도지사 직접 답변'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추미애 도지사 사퇴를 청원합니다' 청원을 '답변 완료' 상태로 전환했다. 청원 답변이 완료되면 추가 동의가 중단된다. 답변 완료 당시 동의 인원은 3만 775명이었다.
경기도청원은 청원 게시 후 30일 이내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요건이 성립하며, 성립일로부터 30일 이내 도지사가 직접 답변하는 제도다. 도가 조기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더라면 사퇴 청원에 동의자는 더 늘어날 수 있었다.
도가 내놓은 답변 내용도 논란이다. 답변은 홈페이지에 직접 답글을 올리거나 동영상 게시, 현장 방문 등의 방식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홈페이지에 게시된 답변은 전날 홍은광 경기도 대변인이 언론에 발표한 서면브리핑과 내용은 물론 분량까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대변인은 전날 추 지사 사퇴 청원이 답변 요건인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자 "지난해 편성된 2026년 경기도 민생 필수 예산은 9개월분만 반영돼 있었다"며 "마치 민선 9기 도정이 멀쩡히 편성된 민생예산을 고의로 삭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도는 이 내용을 그대로 청원 답변으로 게시했다. 경기도청원 소개란에 명시된 '도지사가 직접 책임 있는 답변을 드린다'는 취지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원 동의자가 짧은 시간에 급증한 점도 주목된다. 청원은 지난 11일 게시됐다. 14일 오전 6시 30분께만 해도 동의자는 1000여 명에 불과했지만, 관련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같은 날 오후 5시 27분께 1만 명을 넘어섰다. 이후에도 증가세가 이어져 15일 오전 3만 명을 돌파했다.
동의자가 급증한 배경으로는 추 지사가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한 데 따른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추 지사는 지난 12일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2026년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현 정부의 검찰 인사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지사는 당시 "대통령은 이들 세력을 징벌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입니까?"라고 말한 데 이어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된다면 그것이 민주화입니까"라고 반문했다.
이어 "왜 민주영령들을 과거처럼 취급하는 겁니까? 소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이)이곳에 와야 됩니다. 빌어야 됩니다. 다시 서약해야 합니다" 등의 강성 발언을 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 지지층을 중심으로 추 지사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확산하면서 사퇴 청원 참여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도가 청원 동의자가 3만 명을 넘어선 직후 답변을 완료하면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서둘러 청원을 종료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도 관계자는 이에 "청원인이 많아서 빠르게 답변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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