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 재정, 위기 아냐"…추미애 '재정 비상' 반박
"확장재정은 책임 있는 선택…취득세 감소 등 세수구조 개선해야"
- 최대호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가 추미애 현 지사의 '재정 비상' 선언과 관련해 "민선 8기 확장 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김 전 지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확장 재정으로 책임을 다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민선 8기 경기도 재정 운용의 원칙과 현 도정의 재정 위기 진단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지사가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것은 지난 6월 30일 경기도지사 이임 소감을 올린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김 전 지사는 "그동안 경기도 재정을 둘러싼 논란에 말을 아껴왔다"며 "새 도정이 정책 방향을 세울 시간을 존중하고, 도민과 당에 불필요한 논쟁을 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 지사의 어려움도 이해한다"며 "기존 민생 사업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약속까지 실현해야 하는 부담을 저 역시 그 자리에 있었기에 잘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재정이 어렵다는 것과 그 원인을 전임 도정의 확장 재정에서 찾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민선 8기 재정 운용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먼저 민선 7기와 8기를 관통한 재정 운용 원칙으로 '확장 재정'을 꼽았다.
그는 "경기와 민생이 어려울 때는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재정이 나서고, 경기가 회복되면 지출을 조정해 다시 곳간을 채우는 것이 재정 운용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선 7기에는 코로나19가 닥쳤고, 민선 8기에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위기'가 이어졌다"며 "위기의 모습은 달랐지만 어려울 때 재정이 도민의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원칙은 같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민선 8기에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과 세수 결손까지 겹쳤다"며 "지역화폐와 같은 민생 예산, R&D와 같은 미래 투자 예산 등 국비도 대폭 삭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 재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기도마저 지출을 줄였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도민에게 돌아갔을 것"이며 "경기도가 민생의 방파제가 돼야 했다. 민생을 지키기 위한 확장 재정은 잘못이 아니라 책임 있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지방채와 기금 차입에 대해서는 "단순히 빚을 낸 것이 아니라 도민의 삶과 경기도의 미래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지사는 "민선 8기는 생계와 돌봄, 지역화폐와 소상공인 지원을 지키면서 반도체와 재생에너지, 사회적 경제 등 미래를 위한 투자도 이어갔다"며 "부족한 재원은 지방채와 기금 차입 등으로 보완했다"고 밝혔다.
또 "지방재정법에 따라 발행한 지방채와 기금 운용은 도로·철도·하천 사업과 정부 고유가 피해 지원금의 경기도 부담분 등에 사용했다"며 "모두 도민의 삶과 안전, 미래와 직결된 사업이었다"고 했다.
일부 민생 사업을 9개월분만 편성한 것에 대해서도 "9개월 뒤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뜻이 아니었다"며 "하반기 추경에서 세입 여건을 다시 점검하고 시급성이 낮은 사업을 감액·조정해 나머지 재원을 보완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추미애 지사가 선언한 '재정 비상' 상황에 대해서는 "지금이 재정 위기는 아니다"라고 직접 반박했다.
김 전 지사는 "2025년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12.86%"라며 "전국 시·도 전체의 15.52%는 물론 서울시의 21.62%보다도 낮다. 정부가 정한 채무 비율 주의 기준 25%에도 크게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다만 "채무 증가 속도와 자산 대비 부채 비율 상승은 엄중하게 관리해야 한다"면서도 "증가 폭만으로 재정 위기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기금·회계 간 차입에 대해서도 "제도적으로 마련된 재정 운용 방식"이며 "지방채도 정해진 한도 안에서 도의회의 의결을 거쳐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채와 기금 차입 모두 상환 계획을 함께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지사는 경기도의 취약한 세수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현 도정과 인식을 같이했다.
그는 "경기도 도세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취득세는 2021년 약 11조 원에서 2025년 약 7조 8000억 원으로 4년 동안 약 28% 줄었다"며 "반면 국고 보조 사업에 따라 경기도가 부담하는 도비는 본예산 기준으로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5.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핵심 세원은 부동산 경기에 크게 좌우되는데 의료급여와 생계급여, 보육처럼 쉽게 줄일 수 없는 지출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라며 "어느 한 도정이 예산을 절약하거나 일부 사업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중앙정부와 국회, 경기도와 시·군이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그런 과정에서 저 역시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민선 8기의 개별 사업과 집행에 부족함이 있었다면 평가받겠다. 채무가 늘어난 사실도 피하지 않겠다"면서도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흔들릴 때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재정을 투입한 원칙이 잘못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필요할 때 제대로 쓰며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것, 그리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관리하며 중장기적으로 건전한 재정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책임 있는 재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자리를 떠났지만 책임까지 떠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기도 재정을 바로 세우고 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이라면 언제든 함께하겠다"고 했다. 그는 "경기도민의 삶을 지키는 일 앞에서는 전임과 현임이 따로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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