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벽깨기' 첫발…"학교 부지에 복합시설 100개 건립"

전국 첫 교육청·지자체 공동협약…31개 시군 참여
학교 운동장·체육관 주민 개방, 지역자원은 수업에 활용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에서 열린 '벽깨기 업무 협약식'에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9 ⓒ 뉴스1 김영운 기자

(경기=뉴스1) 이윤희 기자 = 9일 오전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에는 도내 31개 시군 시장·군수와 교육장이 모였다. 행사장은 빈자리가 없었고 건물 밖까지 줄이 이어졌다. 학교와 지역, 교육행정과 일반행정 사이의 벽을 허무는 '벽깨기'가 협약 단계로 들어선 날이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29개 시군과 '벽깨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성남시와 용인시도 추후 협약에 참여할 예정이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추미애 경기지사도 참석해 협약에 힘을 보탰다.

단상에 오른 안민석 교육감은 '경기도 교권보호단장'이라는 자기소개로 축사를 시작했다. 교육감이라는 직함보다 교권보호 책임을 먼저 앞세웠다.

안 교육감은 "오늘 대한민국 최초의 벽깨기 정책 협약의 주인공인 시장·군수와 교육장들에게 감사한다"며 협약의 출발을 알렸다.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 벽깨기 협약식에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과 참석자들이 협약서에 서명 후 기념촬영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9 ⓒ 뉴스1 김영운 기자
선거 공약 '벽깨기', 31개 시군 협약으로

'벽깨기'는 안 교육감이 교육감 선거 때부터 내건 공약사업이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따로 맡아온 업무의 경계를 허물고 학교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교육 현안을 지역과 함께 풀겠다는 구상이다.

학교복합시설 조성과 학교시설 개방, 학생 통학 여건 개선, 돌봄·특수교육 지원, 과대·과밀학교 해소, 고교학점제 운영, AI 교육 등이 협력 과제다.

협약식에 앞서 참석자들은 원동초의 생존수영과 통기타 수업을 참관했다. 학교에 부족한 시설과 전문인력을 지역사회에서 끌어와 수업에 활용하는 벽깨기의 현장 사례다.

안 교육감은 학생 누구나 독서를 생활화하고 악기와 운동을 하나씩 익히도록 하는 'RAS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의 인력과 시설만으로 모든 학생에게 악기와 운동을 가르치기 어렵다면 지역사회의 강사와 시설을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그는 "학교가 지역사회로부터 부족한 인적자원과 시설을 지원받는다면 학생 누구나 문화시민의 소양을 갖출 수 있다"며 "원동초의 수영과 통기타 수업이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시흥의 학교 개방 주차장과 수원의 청개구리 연못, 김포의 학생 오케스트라 등 지역별 협력 사례도 소개됐다. 학교와 지역이 시설과 인력을 나눠 학생의 교육 여건과 주민의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방식이다.

9일 경기 오산시 원동초등학교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 벽깨기 협약식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행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9 ⓒ 뉴스1 김영운 기자
학교는 부지, 지자체는 시설…복합시설 100개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경기골든플랜'이었다. 학생과 주민이 함께 이용할 학교복합시설을 인구 10만명당 1개씩, 앞으로 10년에 걸쳐 100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학교는 부지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수영장과 도서관, 돌봄시설, 운동시설 등을 짓는다. 도심에서 별도의 사업 부지를 구하기 어려운 지자체와 교육시설이 부족한 학교의 문제를 함께 푸는 구조다.

안 교육감은 "학교가 부지를 제공하고 지자체가 수영장과 도서관, 돌봄·운동시설 등을 포함한 학교복합시설 100개를 건립하는 운동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학교 운동장과 체육관도 주민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 안 교육감은 "앞으로 경기 모든 학교의 운동장과 체육관을 주민에게 개방하겠다"며 "지역은 학생들의 손난로가 되고 학교의 손을 잡아 달라"고 말했다.

최교진 장관과 추미애 지사는 교육청과 지자체의 협력 확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최 장관은 경기교육청의 시도가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며 교육부 차원의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추 지사는 학교 안전과 주민의 시설 이용을 함께 보장할 해법을 교육청과 지자체가 마련해야 한다며 경기도의 협력 의지를 나타냈다.

안 교육감은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하고 학교와 지역이 손잡고 벽깨기를 감행하자"며 "함께 꾸는 꿈은 이뤄진다. Dreams come true"라고 말했다.

l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