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불리할까 봐 앙심"…아내 흉기 살해 30대 공무원 자백

4차례 가정폭력 신고·스마트워치 등 보호조치에도 범행
경찰 "소송 과정서 새 주소 파악해 범행한 것으로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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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뉴스1) 최대호 김기현 기자 = 이혼소송 중인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30대 현직 공무원이 "이혼소송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 같아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한 공무원 A 씨로부터 이 같은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A 씨는 이날 오전 7시 17분께 경기 광주시 한 다세대주택 외부 계단에서 이혼소송 중인 아내 B 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최근 이혼 소장을 받고 위자료와 재산분할, 양육권·양육비 등 전반적인 사항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해 앙심을 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는 A 씨로부터 지속적인 가정폭력을 당해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네 차례 경찰에 피해 신고를 하거나 상담을 요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해 4월 22일 세 번째 신고 당시 A 씨가 B 씨를 흉기로 협박한 정황을 확인해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네 번째 신고가 접수된 지난 5월 28일에는 A 씨가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물리력을 행사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세 번째와 네 번째 신고 사건을 병합해 특수협박과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A 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지난 6월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B 씨를 재범 우려 피해자 A등급으로 지정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등 보호조치를 해왔다. 월 1회 이상 전화로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주거지 주변 맞춤형 순찰과 112 피해자 번호 등록 등의 조치도 시행했다.

B 씨는 A 씨와 별거한 뒤 경기 광주시 내 다른 가족이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으로 거처를 옮겼고, 지난달부터 A 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진행했다. 법원으로부터는 피해자 주거지로부터 격리하고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등의 임시보호명령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B 씨는 지난달 11일 경찰과 전화 상담을 하면서 "이혼소송 서류 송달 과정에서 주거지 비공개 요청을 하지 않아 남편에게 주소가 노출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B 씨에게 임시 숙소로 이동할 것을 권유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거절하자 스마트워치를 다시 지급하고 오후 8~10시 집중 순찰 등 추가 안전조치를 시행했다.

경찰은 A 씨가 이혼소송 과정에서 B 씨의 새 주거지를 파악한 뒤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이날 모자를 눌러쓴 채 오토바이를 타고 B 씨가 거주하는 곳에 나타나 범행한 뒤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통신 기록 등을 분석해 A 씨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A 씨는 범행 후 약 4시간 20분 만인 오전 11시 40분께 수원시 장안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당시 A 씨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다.

B 씨는 범행 당시 주변에 있던 어린 딸과 함께 있었으며, 딸도 손가락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어 응급처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딸의 부상 경위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사건 당일 행적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