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밭일하다 숨진 라오스인 계절근로자…경찰 '온열질환' 수사

국과수 "외상 없어" 소견...중대성 감안 경기남부청 이관

ⓒ 뉴스1 신웅수 기자

(여주=뉴스1) 김기현 기자 =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경기 여주시에서 밭일을 하다 숨진 30대 라오스 국적 여성 계절근로자 시신에서 사망에 이를 만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이 나왔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지난 13일 A 씨(38)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로부터 이같은 내용이 담긴 1차 구두 소견을 전달받았다고 18일 밝혔다.

국과수는 약독물 검사와 장기 검사 등 정밀검사에서도 사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온열질환에 의한 사망을 추정할 수 있다는 의견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통상 한 달 이상 걸린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일 8개월 체류 조건 계절근로자 비자로 입국한 뒤 이튿날부터 여주시 세종대왕면의 한 농가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그는 근무 이틀째인 7일 오후 1시40분께 밭일을 하다 동료에게 "몸이 좋지 않다"고 말한 뒤 그늘에서 쉬다가 사라졌다.

농장주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은 수색에 나섰고, 약 28시간 뒤인 8일 오후 7시께 밭에서 200m가량 떨어진 수풀에서 숨져 있는 A 씨를 발견했다.

지난 3일부터 A 씨 발견 당일까지 여주지역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A 씨 실종 시점 기온은 36.2도를 기록했다.

경찰은 A 씨에게 별다른 지병이 없었다는 유족 진술과 당시 폭염 상황 등을 토대로 온열질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경기남부경찰청 중대재해수사팀으로 이관해 정확한 사망 경위와 작업환경 등을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민주노총 경기본부 이천여주양평지부는 오는 20일 여주시청 앞에서 "여주 라오스 계절노동자 온열질환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