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지원·민족교육에 헌신한 '페치카' 최재형을 만나다

최재형 고택·민족학교 찾아…흉상 앞 살풀이로 넋 기려
안민석 경기교육감 "선생의 삶과 정신 배워야…역사교육 강화"

안민석 경기교육감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있는 최재형 선생 흉상을 바라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우수리스크=뉴스1) 이윤희 기자 = 중국 수분하에서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까지 꼬박 8시간. 열차로 3시간, 버스로 2시간을 달렸고 국경에서 출입국 심사를 받는 데만 3시간가량이 걸렸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은 긴 이동과 기다림 끝에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흔적과 마주했다.

중국과 러시아 항일 독립운동 유적을 찾고 있는 안 교육감 일행은 탐방 3일차인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 있는 최재형 선생 고택과 최재형 민족학교 등을 찾았다.

이날 일정은 이른 아침부터 시작됐다. 일행은 오전 7시 중국 수분하를 출발해 러시아 극동을 가로지르는 시베리아 횡단철도 구간을 따라 열차로 3시간가량 이동한 뒤 버스로 갈아탔다.

고된 여정은 국경에서도 이어졌다. 여권 확인 등 까다로운 출입국 심사가 3시간가량 이어졌다. 국경을 통과한 뒤에도 우수리스크까지 버스로 2시간을 더 달려야 했다.

식당에 들를 시간도 빠듯했다. 일행은 현지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버스 안에서 끼니를 해결하며 이동을 이어갔다. 오전 7시 수분하를 출발한 지 8시간 만에야 우수리스크에 닿았다.

안민석 교육감을 비롯한 경기도교육청 항일 독립운동 유적 탐방단이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최재형 선생 기념비와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8시간의 이동 끝에 일행이 먼저 향한 곳은 최재형 선생이 생활했던 고택이다. 현재 기념관으로 사용되는 고택에는 연해주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최 선생의 삶과 활동이 남아 있다. 실제 최 선생이 마지막으로 거주했던 옛집은 2019년 기념관으로 조성됐다.

최 선생은 사업으로 모은 재산을 한인사회와 독립운동에 사용하고 학교 설립을 지원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지원하는 등 연해주 항일운동에도 힘을 보탰다. 어려운 한인들을 돕고 보살펴 한인사회에서는 러시아어로 난로를 뜻하는 '페치카'로 불렸다.

최재형 선생 기념비와 흉상 앞에서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이충고등학교 이현주 교사가 기념비에 새겨진 문구를 읽고, 진안초등학교 함성식 교장이 추념사를 낭독했다.

이어 김선정 단국대학교 교수가 살풀이춤을 추고 박범태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가 장단과 소리를 맡았다. 일행은 흉상 앞에서 펼쳐진 춤과 소리를 지켜보며 최 선생과 연해주 독립운동가들의 넋을 기렸다.

안 교육감은 최재형 선생 흉상 앞에서 "낯선 이국땅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아 독립운동과 민족교육에 헌신한 최재형 선생의 뜻을 경기교육이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독립운동가들의 삶과 정신을 제대로 배우고 이어갈 수 있도록 역사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안민석 경기교육감이 러시아 연해주 우수리스크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를 찾아 학생들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제공)

일행은 최재형 고려인 민족학교도 찾았다. 타국에 정착한 한인들에게 학교는 우리말과 문화를 지키고 다음 세대에 민족의식을 전하는 공간이었다. 일행은 이곳에서 최 선생이 독립운동과 함께 교육에 힘을 쏟았던 흔적을 살폈다.

고택과 민족학교 방문을 마친 일행은 한국인 선교사가 운영하는 현지 평화교회가 준비한 저녁 식사를 마친 뒤에야 하루 일정을 끝냈다. 시간은 오후 8시께. 오전 7시 수분하를 출발한 지 13시간 만이었다.

앞서 일행은 11일 중국 하얼빈에서 안중근의사기념관과 조선족학교를 찾았고, 12일에는 발해진에서 백산 안희제가 세운 발해농장과 조선족학교를 둘러봤다.

하얼빈의 안중근, 발해진의 안희제에 이어 우수리스크의 최재형까지. 안 교육감 일행은 중국과 러시아에 남은 항일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따라 3일째 여정을 이어갔다.

l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