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재정난, 시빗거리 삼지 말라…과도한 복지 탓 아냐"

"산업 성장 세수, 도에 안 돌아와"
"지방정부 산업 육성 비용·세수 귀속 구조 손질해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경기도 재정상황 관련 기자회견'에서 재정 비상 선언을 하고 있다. 2026.8.5 ⓒ 뉴스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최대호 기자 = 정치권에서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 선언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과도한 복지정책 때문에 재정난이 발생했다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인구 구조 변화로 복지·공공서비스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산업 성장에 따른 세수는 충분히 도에 귀속되지 않는 구조가 문제라며 지방세제 개편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추 지사는 6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권에서는 경기도의 재정난이 과도한 복지정책 때문이라고 말한다"며 "이는 보고 싶은 한 부분만 강조함으로써 전체를 왜곡하는 수법으로,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복지를 늘렸기 때문에 재정난이 생긴 것이 아니다"라며 "복지와 공공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도민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인구 구조 변화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사는 지방정부이자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나는 곳"이라며 "동시에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고령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 이후 경기도 전체 인구는 약 30만 명 늘었지만,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약 60만 명 증가했다"며 "전체 인구 증가분의 두 배"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와 고령인구가 함께 늘어나니 보육과 교육, 돌봄과 의료, 교통과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도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추 지사는 재정 지출 증가에 비해 세입 기반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써야 할 돈은 계속 늘어나는데, 경기도의 산업 성장에 따른 세수는 도에 돌아오지 않는다"며 "책임은 무겁게 지면서도, 그 책임을 감당할 재정 권한은 갖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 지사는 앞선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도 경기도 재정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낡은 지방세제'를 지목한 바 있다.

추 지사는 서울과 경기도의 세입 구조를 비교하며 "공장시설이 거의 없는 서울은 법인지방소득세가 1위 세원"이라며 "반면 공장과 산단, 배후인력과 연구시설이 밀집한 경기도는 법인지방소득세를 단 한 푼도 걷지 못한다. 도세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기도가 산업단지와 공장 유치를 위해 도로·철도·용수·전력 등 기반 시설에 재정을 투입하고 대기오염과 교통혼잡 등 사회적 비용까지 부담하고 있지만, 기업 성장으로 발생하는 세수가 경기도에 충분히 돌아오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취득세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세입 구조도 문제로 꼽았다.

추 지사는 "경기도의 1위 세원은 부동산 취득세"라며 "과거 개발시대에는 취득세로 버틸 수 있었다. 그러나 개발시대는 끝났고 취득세 수입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업구조는 완전히 달라졌는데 세수 구조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지방정부의 산업 육성 비용과 세수 귀속 구조를 함께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의 '재정 비상 상황' 선언 이후 전임 도정의 재정 운용과 복지정책 등을 둘러싼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추 지사는 재정난을 특정 정책이나 전임 도정의 책임 문제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추 지사는 "정치 시빗거리로만 삼으려고 하니 한심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하며 "이대로는 버틸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최대 지방정부인 경기도가 그 규모와 역할에 걸맞은 재정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세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