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울수록 벌레 들끓고 악취 심해"…폭염과 싸우는 야외 노동자들

수원 지동 환경미화원, 폭염기엔 업무 시작도 빨라져
'공공발주' 건설현장, 오후엔 전원 철수

경기 수원특례시 팔달구 지동 환경미화원들이 잡초를 정리하고 있다. 2026.8.5/뉴스1

(경기=뉴스1) 김기현 기자

"가게 앞에 대변을 보고 도망가는 사람까지 있었습니다. 이런 날씨에는 바로 치우지 않으면 벌레가 들끓고 냄새도 심해져요. 더울수록 더 힘든 일이죠."

5일 오전 11시께 경기 수원특례시 팔달구 지동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송 모 씨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건넨 말이다.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이 실내로 몸을 피하는 시간에도 거리에서는 더위와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물론 여러 민원까지 처리해야 하는 환경미화원들이다. 이들에게 폭염은 업무량과 강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변수다.

송 씨는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가게 앞에 누군가가 대변을 보고 간 사례를 단번에 떠올렸다.

폭염 속에서는 오물이 금세 악취를 풍기고 벌레가 몰려들기 때문에 민원이 접수되면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치워야 한다.

그는 "이런 민원도 급하게 정리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폭염은 쓰레기 처리 환경도 크게 바꿔놓는다. 음식물쓰레기나 일반쓰레기를 조금만 방치해도 악취가 나고 벌레가 들끓기 때문이다.

송 씨는 "바로바로 치워야 거리도 깨끗하고 위생도 유지된다"며 "수거업체가 오기 전에 미리 쓰레기를 묶어놓고 신속하게 실어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더위가 맹위를 떨칠수록 몸은 고단해진다. 평소 오전 6시부터 시작하던 수거 일정도 폭염기에는 1시간가량 앞당겨야 한다.

환경미화원들은 수거 차와 함께 움직이며 쓰레기를 싣는다. 음식물, 재활용, 일반쓰레기 등 종류별로 수거업체가 달라 차가 올 때마다 함께 작업해야 한다.

오전에는 손수레를 끌며 평소처럼 거리 곳곳을 돌고, 오후에는 복지센터에서 대기하며 민원에 대응한다. 다만 긴급 상황이 생기면 한낮에도 다시 현장으로 나가야 한다.

송 씨는 힘든 점을 묻자 한참을 망설였다. "골고루 다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뿌듯함이 앞선다고 했다.

"지동은 어르신들이 많이 사세요. 음식물쓰레기나 일반쓰레기를 바로 치워드리면 냄새도 덜 나고 미끄러질 위험도 줄어들잖아요. 조금이라도 깨끗하고 위생적인 환경을 만들어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경기 화성시 동탄구 영천동 화성동부소방서 신축공사 현장. 2026.8.5/뉴스1

같은 날 오후 2시께 화성시 동탄구 영천동 화성동부소방서 신축공사 현장.

폭염 탓인지 근로자들은 대부분 철수한 상태였다. 그나마 남아 있는 근로자 2~3명도 파란 두건과 안전모를 착용한 채 그늘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공사 관계자는 "오전 11시 30분께 작업을 모두 종료하고 철수했다"며 "폭염이 심할 때는 오후 작업을 아예 중지한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30분~4시까지 작업하지만, 폭염경보가 내려지면 1시간 작업 후 10분 휴식,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실시한다.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폭염이 더욱 심해지면 오전 작업만 마친 뒤 전원을 철수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특히 오전 근무 시간에는 냉수와 대형 선풍기를 곳곳에 배치하고, 관리자가 1시간마다 작업자들의 안색과 건강 상태를 직접 확인한다.

한낮에는 외부 작업을 전면 중단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지하 등 실내 공간에서 작업을 이어간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지난 3일 이곳을 찾아 폭염 대책을 보고받고 현장 근로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폭염 안전 대책이 잘 지켜지는 공공발주 현장과 달리 민간 사업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록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에 처음으로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된 4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체감온도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6.8.4 ⓒ 뉴스1 김영운 기자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도내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39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 집계를 시작한 지난 5월 15일 이후 가장 많은 인원이다. 도내 누적 온열질환자도 457명으로 늘었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2명으로, 연천과 평택에서 각각 나왔다.

현재 도 전역에는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광명·안산·김포·연천·포천·가평·고양·남양주·오산·평택·의왕·하남·안성·화성·파주서북부·파주남부·용인동북부·용인서북부·용인남부·여주동남부·여주서부·양평동부·양평서부 등 23개 지역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내려졌다.

나머지 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오전 11시 기준 주요 지점 일최고체감온도는 파주(금촌) 36.4도, 고양 36.2도, 오산(남촌) 36.1도, 김포 35.9도, 수원 33.8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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