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 '윤·운' 무효표 논란 결국 법정으로…파행 장기화 우려
무효표 논란에 민주당 소송…국힘 "규정상 무효"
최대호 시장 "하루빨리 원 구성 이뤄야"…시민 불편 우려도
- 송용환 기자
(안양=뉴스1) 송용환 기자 = 경기 안양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파행에 따른 의정 공백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 한 장의 투표용지를 둘러싼 유·무효 논란이 여야 간 정치적 충돌로 확대된 데 이어 결국 법적 판단을 받는 단계로까지 넘어갔다.
3일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열린 제312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장 선거를 진행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1·2차 투표에서 윤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음경택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9표를 얻었고, 무효표 2표가 나오면서 당선자를 가리지 못했다.
이어진 결선투표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은 윤경숙 의원을 기표한 것으로 보이는 투표용지 1장이었다.
국민의힘은 해당 표기가 '윤경숙'이 아닌 '운경숙'으로 읽힐 수 있고, 의회 규정상 후보자 이름을 정확히 기재해야 하는 만큼 무효표라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후보자 명단에 '운' 씨 성을 가진 의원이 없고, 누구를 선택했는지가 명확한 만큼 유효표로 인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소속 감표위원인 곽동윤·이귀라 의원은 "어떤 상식적 기준으로도 윤경숙으로 판독된다"며 "후보자를 특정하는 데 문제가 없는 명백한 유효표"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투표의 유·무효 판단은 개인적 해석이 아니라 의회 규정과 절차에 따라 "규정상 무효"라며 민주당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등은 법률 자문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양당 대표와 의사 관계자 등이 참여한 법률 자문 결과를 민주당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당은 법률 자문보다 투표자의 의사와 민주적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는 시의회 내부 권력 구도와도 맞물려 있다. 현재 의회는 민주당 11석, 국민의힘 9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지만, 의장 선거에서 두 차례 연속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내부 이탈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실제 투표 결과만으로 특정 의원의 이탈 여부를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의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 확대됐다.
민주당 시의원 11명 전원은 지난달 30일 수원지방법원에 의장 선임 의결 무효 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투표용지 1장의 유효성을 제대로 판단하지 않은 채 의장 선출 의결이 진행됐다고 보고, 법원의 판단을 통해 해당 절차의 적법성을 따지겠다는 입장이다.
집행정지 신청은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의장 선임 의결의 효력을 잠정적으로 중단해 달라는 취지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향후 원 구성 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의회 규정에 따른 절차였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의 투표용지는 명백한 무효표이며, 민주당이 법적 판단을 요구하는 것은 결과를 뒤집기 위한 정치적 대응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이 법적 판단까지 예고하면서 안양시의회는 당분간 정상적인 원 구성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충돌이 계속되면서 조례안 심의, 예산안 처리, 집행부 견제 등 의회 본연의 기능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공무원 인사 일정 역시 의회 일정과 맞물려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파행이 길어지자 최대호 안양시장도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 시장은 휴가 중이던 지난달 30일 일정을 취소하고 시의회 현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 중인 곽동윤 민주당 의원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최 시장은 "삼복더위 속에서 시의원이 단식에 나선 현실이 안타깝다"며 "시민의 삶과 안양시 발전을 위해 집중해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의회가 서로 마음을 모아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해법을 조속히 마련하고 하루빨리 정상적인 원 구성을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안양시지부도 "민생을 해결하라고 선택했지 자리싸움을 하라고 권한을 준 것이 아니다"라며 조속한 의회 정상화를 요구했다.
sy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