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린 누출에도 미군 "자체 통제"…주민들은 환경조사 결과 몰라 불안
"관계기관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 강화" 목소리도
- 최대호 기자, 김기현 기자
(평택=뉴스1) 최대호 김기현 기자 =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K-55)에서 발생한 백린(White Phosphorus) 누출 사고 이후 주민들의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미군은 사고 직후 자체 통제가 이뤄졌다고 설명했지만, 기지 주변 대기와 토양 등에 대한 환경조사 결과가 공개되지 않은 데다 평택시의 대피령도 36분 만에 해제되면서 주민들은 "정확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29일 평택시 등에 따르면 사고는 28일 오후 5시께 K-55 기지 내에서 발생했다.
백린은 공기와 접촉하면 자연 발화할 수 있고 피부에 닿으면 심한 화상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이다. 흡입할 경우 호흡기에 위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 이후 기지 주변 대기와 토양 등에 대한 환경조사 결과는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주민 건강 영향 등에 대한 추가 안내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당시 재난문자를 받은 서탄면과 신장동 주민들은 갑작스러운 대피 안내에 이어 별다른 설명 없이 해제 문자만 발송되자, 불안감을 호소했다.
온라인 지역 커뮤니티에는 "아이들을 밖에 내보내도 되는지 몰라 한동안 창문도 열지 못했다", "대피하라는 문자만 오고 이후 상황 설명은 부족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재난 대응 과정에서 평택시의 정보 전달에도 시차가 있었다.
평택시 '재난상황 보고서(1보)'에 따르면 사고 당일 오후 5시 7분께 평택경찰서 직통 핫라인을 통해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 시는 오후 5시 10분께 K-55 미군 통역관으로부터 사고 상황을 확인했고, 오후 5시 12분께 송탄소방서와 평택경찰서, 유해화학물질안전원 등 관계기관에 상황을 전파했다.
송탄소방서는 오후 5시 14분께 시에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했다. 그러나 실제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는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된 시각은 오후 5시 37분께로, 최초 신고 이후 약 30분이 지난 뒤였다.
평택시는 이후 미군 측으로부터 "누출 물질의 약 80%를 희석했고 안전조치를 실시했다"는 내용을 전달받은 뒤 오후 6시 13분께 대피 해제 문자를 발송했다. 주민들은 약 36분 동안 대피 안내를 받은 상태로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화학물질 사고 발생 시 미군 측의 투명한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군은 기지 내부 통제와 폭발물처리반(EOD)을 중심으로 자체 수습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기지 내 유해화학물질 사고 발생 시 관계기관 간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하고, 사고 이후 환경조사 결과와 주민 안전조치 사항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un07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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