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덮친 극한더위…강릉서 9번째 사망자, 정전 아파트는 '찜통'(종합)
올여름 온열질환 누적 1482명 가축 폐사도 잇따라
폭염·가뭄에 지자체 '재난 상황' 규정…대책 잰걸음
- 양희문 기자
(전국=뉴스1) 양희문 기자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8일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가축이 폐사하는 등 극한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산남주공 4단지 주민들은 찜통이 돼버린 집을 버렸다. 변전설비 교체 공사로 지난 27일부터 전기 공급이 끊겼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공사로 인해 최대 일주일간 얼음물과 부채에 의지한 채 더위를 버텨야 한다며 하소연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도 찜통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대전의 한 시내버스 승강장에선 5~6명의 시민들이 얼굴을 찌푸린 채 버스를 기다렸다.
연신 부채질하거나 휴대용 선풍기 바람을 쐬며 나름의 방식대로 더위를 쫓아내려고 애썼다.
시민들은 폭염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냉난방 시스템이 갖춰진 스마트승강장을 늘려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축산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소재 축산 농가에선 70대 주인이 이른 아침부터 소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살폈다.
밤새 열대야에 시달린 소들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는 "하루 종일 선풍기를 돌리지 않으면 소들이 더위를 먹게 돼 큰 일 난다"며 "소나기라도 한줄기 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에선 지난달 30일부터 전날인 27일까지 170개 농가에서 2만 5083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축종별로는 돼지 3823마리(137개 농가)와 닭 2만 1260마리(33개 농가)다.
제주에서도 전날 오전 기준 양돈장 60곳에서 돼지 1290마리, 양식장 2곳에서 광어 2만 1000마리가 폐사했다.
온열질환자도 잇따르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는 1482명, 사망자는 9명이다.
27일에는 온열질환자 73명과 사망자 1명이 발생했다. 사망자는 강원 강릉에서 발생했다.
지자체들도 폭염 대응에 나섰다. 경남도는 연일 폭염과 가뭄이 이어지자 비상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현 상황을 '재난 상황'으로 규정했다.
온열질환 사망자의 대부분이 고령층에서 발생하는 만큼 현장 예찰을 강화하고, 가뭄 지역에 대해선 농업용수를 지원키로 했다.
전남광주특별시는 정부가 폭염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폭염 취약 지역을 재점검하고 24시간 현장 대응 체계를 유지한다.
경기 파주시는 기온 상승 억제와 도심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 14대의 고압 살수차를 운영 중이다.
또 강원 춘천시는 폭염 취약계층인 거리 노숙인 보호를 위해 CCTV 관제센터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주요 지점 최고체감온도는 경남 양산 38도, 전남광주 광양 37.2도, 경기 여주 금사 36.6도 제주 35.6도, 충남 청양 35.6도, 춘천 신북 35.2도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매우 무덥겠으니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경남을 중심으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극단적 더위로 인해 필수업무 외 야외활동이나 작업은 중단 또는 연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취재 = 한귀섭, 박대준, 장예린, 박종명, 최창호, 강승남, 김낙희, 박민석, 전원, 천선휴, 양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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