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모견 '복부 절개'…화성 개 번식장 일당 모두 유죄, 대표는 법정구속

1심 "임신한 모견 개복하는 등 상당히 잔인하게 범행"

(수원지방검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경기 화성시에서 10년동안 가족기업 형태로 개 번식장을 운영하면서 잔인하게 개를 죽이고 오로지 이윤만 창출한 일당에게 1심 법원이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15일 수원지법 형사10단독 서진원 판사는 동물보호법위반, 수의사법위반, 건축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해당 업체 대표 A 씨(40대·남)에게 징역 1년 6월에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B 씨(40대·여)에게는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 이들은 불구속 상태로 이날 선고 재판에 참석했다가, 모두 법정 구속됐다. 서 판사는 "도주 우려"를 구속 사유로 들었다.

서 판사는 또 이들과 함께 일한 직원 등 3명에게도 모두 징역 8월~집행유예 3년 등을 선고하고 사회봉사를 명했다.

A 씨 일당은 지난 2023년 6~7월, 상품 가치가 있는 자견(子犬)을 꺼내기 위해 살아있는 모견의 복부를 절개해 모견을 잔인하게 죽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상품 가치가 없는 노견 15마리에 대해서는 근육이완제를 투여해 안락사 시켰다.

A 씨는 2017년 1월에는 용도변경 허가 없이 사무실을 동물 사육시설로 사용하고, 출입구를 무단 증축하는 등 건축법을 위반하기도 했다.

B 씨 등은 2020년 7월부터 2023년 7월 사이 수의사 면허 없이 개에 백신과 항생제 등 의약품을 투여하는 등 자가 진료를 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부터 개 번식장을 운영한 이들은 철저히 가족과 친척을 중심으로 운영한 폐쇄적인 가족 기업이었다.

허가 당시 400마리였던 개들이 1400여마리로 늘어났지만, 사육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1평 남짓한 공간에서 15마리가 밀집 사육되고, 케이지를 3단으로 쌓아놓은 채 사육되기도 했다.

이들은 병원비를 절감하기 위해 수의사 면허가 없는 상태에서 개에게 백신, 주사를 투여하는 등 자가 진료를 행하다가 개가 죽으면 개 사체를 냉동고에 보관하거나 뒷산에 매립했다.

이들은 1명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 1억 원을 받으면 20마리의 모견이 배정되고, 모견이 자견을 생산하면 자견 판매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브리딩 계약'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1년 반이면 투자금이 회수되고 고수익이 보장된다'고 투자자를 유치했지만, 모견이 질병에 걸려 죽거나 자견을 생산할 수 없게 돼도 투자금은 반환하지 않았다. 심지어 투자자에게 배견된 모견은 다른 모견들과 함께 사육돼 투자자는 자신에게 배당된 모견과 자견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였다.

수원법원종합청사. ⓒ 뉴스1

이들 일당은 법정에서 공소사실 대부분을 부인했다.

살아있는 임신한 모견의 복부를 절개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이미 사망에 이른 상태였다"면서 "설령 사망하지 않은 상태였어도 자견(子犬)을 구하기 위한 정당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 판사는 "여러 증거를 보더라도 개복 당시 모견은 살아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자견을 구하기 위한 의사가 있었다고 해도 동물병원을 가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바로 모견의 배를 개복하는 행위는 일반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 판사는 또 '홍역 등으로 안락사를 시킨 것은 긴급 피난 또는 정당 행위였다'는 이들 일당의 주장에 대해서도 "수의사법에 따른 면허없이 할 수 있는 응급처치 행위에 벗어나는 경우"라며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 판사는 "상품가치를 이유로 안락사한 개들의 수가 적지 않고, 임신한 모견을 개복하는 등 상당히 잔인한 방법의 범행을 저질렀다"며 "사망한 노견이 느꼈을 고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생명을 경시하고, 동물학대 행위가 상당히 좋지 못하다"며 "피고인들의 불법성, 비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