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느라 생후 50일 딸 방치 사망…20대 미혼모 '징역 7년' 구형

검찰 "엄마로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할 책임…죄질 불량"
재판 마친 후 정신 병원 복귀길 사라져 잠시 소동 빚기도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 ⓒ 뉴스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 생후 50일된 딸을 집에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미혼모에게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3일 오후 4시, 수원지법 제15형사부(부장판사 정윤섭)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받는 A 씨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검사는 "엄마로서 아이를 건강하고 안전하게 양육할 책임이 있는데 피고인은 그러지 못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으로 딸이 사망했다는 생각에 지금도 죄책감을 느끼며 누구보다 슬퍼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 이후 자신의 범행을 자책하며 극단선택을 시도하다가 지금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출산과 양육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봐왔다. 피고인이 피해 아동을 방치하거나 학대한 정황이 없는 점을 참작해달라"며 최대한의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의 최후변론 내내 고개를 푹 숙이고 있던 A 씨는 "딸을 키우며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하기도 했다"며 "네이버에 검색하며 하나하나 키웠다. 딸을 그렇게 보내고 하루하루 술에 찌들어 살고 버티기 힘들어서 자해도 해봤다"며 울먹였다. 이어 "죽으려고 했는데 어떻게든 살더라"며 "그럴 때마다 살아있는 것도 딸에게 미안했다"고 흐느꼈다.

재판을 마친 후 A 씨는 "차를 가지고 올테니 잠시 기다리라"는 정신병원 관계자의 말을 뒤로 한 채 사라져 경찰에 신고가 들어가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행히 A 씨는 경찰 신고 후 10여분 만에 발견됐다.

A 씨는 2025년 3월 29일 오후 11시쯤 경기 수원시 영통구 소재 주거지에 생후 2개월 딸 B 양을 두고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5시간여 지난 이튿날(30일) 오전 4시쯤 귀가했다가, 오전 6시 36분쯤 B 양이 숨을 쉬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고 119에 직접 신고했다.

B 양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루 뒤인 같은 달 31일 새벽 치료 중 숨졌다. B 양 시신에서 외상 등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과수 부검 결과 "급성 폐렴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

B 양은 생후 단 한 차례의 필수 의료 접종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방임에 의해 B 양이 사망했다고 보고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A 씨는 전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B 양을 임신한 후 홀로 출산해 식당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B 양을 양육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수사 기관에 "아기가 자정부터 새벽까지는 잠을 잘 자길래 외출했다"며 "집에 돌아와 아기가 배고플 것 같아서 분유를 먹이려는데, 자지러지게 울다가 입술이 파래지며 점점 몸이 늘어져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A 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7월 23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