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이 쪼개기 후원금 설명" VS "檢이 압박·회유"…고성 오간 국참(종합)
이화영 국민참여재판 이틀째…이재명 후원회 '쪼개기 후원' 심리
방용철 vs 이화영·검사 vs 변호사 간 고성 오가 휴정 되기도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국만참여재판 둘째 날인 9일에도 검찰과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측은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양측은 이날 증인으로 나선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의 증언 신빙성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가 하면, 밤 10시 30분이 넘긴 시각까지 격앙된 감정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배심원 12명은 단 한 명의 이탈자 없이 늦은 시간까지 양측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다.
이날은 전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증인신문에 이어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증인석에 섰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핵심은 '김성태가 이화영의 요청으로 이재명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는지' 여부다.
검찰은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이재명 후원회에 법정 한도를 초과해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하도록 요청한 혐의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정치자금법에서 정하는 1인당 후원 한도를 위반하고 다른 사람을 동원해 마치 여러 사람이 법 규정을 준수해 후원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이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쌍방울그룹 임직원과 배우자 등을 통해 '쪼개기 후원'을 실질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사실관계와 증거를 모두 동의해 재판 절차가 종료됐고 선고만 남아있는 상태다.
증인으로 나온 방 전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후원금을 쪼개서 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후원을 마친 후 입금자 명단을 이 전 부지사에게 전달했냐"고 묻자, 그는 "그 당시 그런 기억이 있어서 검찰에 그렇게 진술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 측은 방 전 부회장이 검찰에 진술할 당시, 검찰로부터 자신의 다른 사건 여러 혐의에 대한 형량을 줄이기 위해 '검찰에 협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변호인이 방 전 부회장의 증언에 대해 계속해 몰아세우며 신문을 벌이자, 방 전 부회장은 재판부에 공황장애로 인한 두통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옅은 미소를 띄자 방 전 부회장은 "사람이 아프다는데, 이게 다 누구 때문이냐"라고 고성을 내면서 재판이 잠시 휴정되는 등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재개된 증인신문에서 방 전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회사 이름으로 하면 안 되고 쪼개서 후원하라고 말한 게 맞다"고 말하면서도, 이 전 부지사가 '100만 원씩' 나눠서 후원하라고 했다는 당시 자신의 검찰 진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100만 원씩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엔 매일 매일 조사를 받아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솔직히 말하면 검사들이 악마처럼 보일 정도로 심리적 압박이 컸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의 피고인 신문이 이어졌다. 이 전 부지사는 앞서 방 전 부회장이 고성을 친 것을 두고 "저에게 소리를 지르고 모욕적인 언사를 한 것에 대해 배심원 여러분이 참고할 수 있게 한마디 하겠다"며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방 전 부회장을 겨냥해 "방 전 부회장의 증언에 대해 제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은 것일 뿐이다. 유감을 표한다"며 "저는 지속적으로 수감 중이고 이 재판 외에도 별건으로 많은 재판을 받고 있다. 본인이 받는 고통이 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생각을 바꿔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피고인 신문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이 "김성태가 이재명 후원회 기부한 사실 알고 있냐"고 묻자 그는 "이번에 알게 됐다.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2018년 5월 이재명 후보를 대리해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기도 했고, 당시 언론 기사를 보면 이재명 캠프에서 비서실장으로 소개되는데 캠프에서 아무런 지위를 맡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제가 이재명 선거 캠프에 있으면서 후원을 요청하고 그런 적은 없다"며 "당시 여론 상황도 이재명에 대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후원을 요청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 당시 검찰로부터 수많은 압박과 회유가 있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역설했다. 그는 "김성태도 저에게 '형님이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가 다 뒤집어쓰는 거고 이재명 어차피 끝났으니까 이재명 불면 검사가 이 사건 다 덮어준다고 하지 않았냐'고 했다"면서 "방용철과 다른 제가 알지 못하는 변호인까지도 박상용 검사가 자리를 만들어주고 빠지면 저를 끊임없이 회유하고 압박했다"고 했다.
변호인도 이 전 부지사의 증언에 힘을 실으면서 "김성태도 당시 검찰에게 압박받아 허위 진술한 것으로 보이냐"고 하자 그는 "김성태나 방용철의 진술 세미나를 통해 만들어진 진술과 조서에는 허위가 많다"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심리 마무리 순서로 진행된 검찰과 변호인 측의 쟁점별 의견에서도 양측은 배심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주어진 60분을 충실하게 활용했다.
검찰은 배심원을 향해 "이화영이 쪼개기 후원을 몰랐을 수도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김성태가 굳이 조직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짧은 시간 안에 고액의 후원을 왜 했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오늘 오후 방용철의 증언을 떠올려 달라. 방용철은 분명하게 이화영이 여러 사람 명의로 후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했다"며 "시간이 지나 증인들의 세부 기억이 흐려졌지만 쪼개기 후원을 지시·공모한 핵심 정황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변호인 측은 즉시 반박에 나섰다. 이 전 부지사 측 류재율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여기는 형사 법정"이라면서 "이화영이 공모했는지 교사했는지가 입증됐다고 판단하면 유죄이고 입증이 부족하다, 모르겠다고 생각하면 다 무죄"라고 설명했다.
류 변호사는 마지막까지 김 전 회장과 방 전 부회장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배심원들을 설득했다. 그는 "검사는 이화영이 공모하거나 교사했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김성태와 방용철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할 수 있는가"라면서, 무죄가 선고된 대법원 판례를 예를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변호인 측은 과거 검찰이 이 전 부지사를 소환한 것을 두고 "기소된 사건에 대해 추가로 조사하는 건 위법"이라고 하자 검찰은 즉시 "기소된 사건이 아닌 별건 사건이 맞다"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고성이 오가자 재판장은 잠시 휴정을 선언했고, 재판 재개 후 재판장은 "이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이라면서 "쌍방이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고함을 지르는 것은 상당히 좋지 않다. 앞으로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퇴정을 명하거나 감치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는 10일부터 사흘간은 이 전 부지사가 북측에 금송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경기도 공무원들에게 '직권남용'을 한 혐의에 대한 심리가 이어진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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