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국참 둘째날…증인으로 나온 방용철과 변호인 날 선 설전
방 전 부회장 "이게 다 누구 때문이냐" 고성…잠시 휴정되기도
이화영 "어이없다는 표정 지은 것…후원 요청할 필요 없었다"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둘째날, 증인으로 나선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의 증언 신빙성을 두고 양측이 법적 다툼을 벌였다.
9일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관련 국민참여재판을 열었다. 전날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증인신문에 이어 이날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증인석에 섰다.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핵심은 '김성태가 이화영의 요청으로 이재명에게 정치자금을 후원했는지' 여부다.
검찰은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이재명 후원회에 법정 한도를 초과해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하도록 요청한 혐의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정치자금법에서 정하는 1인당 후원 한도를 위반하고 다른 사람을 동원해 마치 여러 사람이 법 규정을 준수해 후원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또 이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쌍방울그룹 임직원과 배우자 등을 통해 '쪼개기 후원'을 실질적으로 실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앞서 사실관계와 증거를 모두 동의해 재판 절차가 종료됐고 선고만 남아있는 상태다.
증인으로 나온 방 전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에게 후원금을 쪼개서 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후원을 마친 후 입금자 명단을 이 전 부지사에게 전달했냐"고 묻자, 그는 "그 당시 그런 기억이 있어서 검찰에 그렇게 진술한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방 전 부회장이 검찰에 진술할 당시, 검찰로부터 자신의 다른 사건 여러 혐의에 대한 형량을 줄이기 위해 '검찰에 협조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변호인이 방 전 부회장의 증언에 대해 계속해 몰아세우며 신문을 벌이자, 방 전 부회장은 재판부에 공황장애로 인한 두통을 호소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가 옅은 미소를 띄자 방 전 부회장은 "사람이 아프다는데, 이게 다 누구 때문이냐"라고 고성을 쳐 재판이 잠시 휴정되는 등 소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재개된 증인신문에서 방 전 부회장은 "이 전 부지사가 회사 이름으로 하면 안 되고 쪼개서 후원하라고 말한 게 맞다"고 말하면서도, 이 전 부지사가 '100만 원씩' 나눠서 후원하라고 했다는 당시 자신의 검찰 진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100만 원씩이라고 특정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엔 매일 매일 조사를 받아 버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솔직히 말하면 검사들이 악마처럼 보일 정도로 심리적 압박이 컸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의 피고인 신문이 이어졌다. 이 전 부지사는 앞서 방 전 부회장이 고성을 친 것을 두고 "저에게 소리를 지르고 모욕적인 언사를 한 것에 대해 배심원 여러분이 참고할 수 있게 한마디 하겠다"며 작심한 듯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방 전 부회장을 겨냥해 "방 전 부회장의 증언에 대해 제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은 것일 뿐이다. 유감을 표한다"며 "저는 지속적으로 수감 중이고 이 재판 외에도 별건으로 많은 재판을 받고 있다. 본인이 받는 고통이 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생각을 바꿔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는 피고인 신문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검찰이 "김성태가 이재명 후원회 기부한 사실 알고 있냐"고 묻자 그는 "이번에 알게 됐다.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2018년 5월 이재명 후보를 대리해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하기도 했고, 당시 언론 기사를 보면 이재명 캠프에서 비서실장으로 소개되는데 캠프에서 아무런 지위를 맡지 않았다고 하지 않았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제가 이재명 선거 캠프에 있으면서 후원을 요청하고 그런 적은 없다"며 "당시 여론 상황도 이재명에 대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후원을 요청할 필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부지사는 검찰 조사 당시 검찰로부터 수많은 압박과 회유가 있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역설했다. 그는 "김성태도 저에게 '형님이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가 다 뒤집어쓰는 거고 이재명 어차피 끝났으니까 이재명 불면 검사가 이 사건 다 덮어준다고 하지 않았냐'고 했다"면서 "방용철, 다른 제가 알지 못하는 변호인까지도 박상용 검사가 자리를 만들어주고 빠지면 저를 끊임없이 회유하고 압박했다"고 했다.
변호인도 이 전 부지사의 증언에 힘을 실으면서 "김성태도 당시 검찰에게 압박받아 허위 진술한 것으로 보이냐"고 하자 그는 "김성태나 방용철의 진술 세미나를 통해 만들어진 진술과 조서에는 허위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야간에는 사건 당시 이재명 후원회장이었던 이강일 국회의원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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