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쪼개기 후원' 정면충돌…이화영 국민참여재판 첫날 심야 설전(종합)
이화영 측 "200회 넘는 압색 표적 수사" vs 검찰 "조목조목 증거 설명"
정치자금법·직권남용 등 3대 쟁점 심리… 19일 최후변론까지 열흘간 일정
-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첫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이재명 전 지사를 향한 '쪼개기 후원' 의혹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이재명을 정치적으로 매장하기 위한 정치검찰의 인간 사냥이자 터무니없는 조작"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검찰은 "이화영의 요청이 없었다면 김성태 전 회장이 일면식도 없는 이재명을 위해 위법한 후원을 했을 리 없다"고 맞섰다.
8일 오후 11시까지 진행된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김성태 전 회장이 변호인 측의 '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 주장에 "거짓말을 한 것은 그쪽 분들뿐"이라며 거칠게 반발하는 등 12명의 배심원단 앞에서 양측의 설전이 이어졌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국민참여재판은 앞으로 열흘간 진행한다. 이 사건은 크게 △정치자금법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지방재정법 위반 △국회증언감정법률위반 등 3가지로 구성돼 있다. 배심원단은 3가지 쟁점에 대해 이날부터 향후 열흘간 심리하게 된다.
이날 심리가 이뤄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핵심은 김성태가 이화영의 요청으로 이재명에게 후원했는지 여부다.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와 2021년 대통령 선거 경선 당시, 김성태에게 이재명 후원회에 법정 한도를 초과해 쪼개기 후원하도록 요청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치자금법에서 정하는 1인당 후원 한도를 위반하고 다른 사람을 동원해 마치 여러 사람이 법 규정을 준수해 후원한 것처럼 외관을 만들었다는 혐의다.
공범으로 기소된 김 전 회장은 앞서 사실관계와 증거를 모두 동의해 재판 절차가 종결됐고, 선고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전 부지사 측은 "각 선거 당시 이화영은 이재명 후원회에서 어떠한 지위나 역할을 맡지 않았고, 김성태의 허위 진술로 인한 쪼개기 후원은 무관한 일"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 측은 이날 모두절차에서 배심원을 향해 '정치검사에 의한 이재명 죽이기'를 강조했다.
오기두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6개월 후 본격적으로 이화영에 대한 수사가 개시됐다"면서 "당시 경기지사인 이재명을 정치적으로 구속하고 매장하기 위해 이화영과 이른바 업자에 해당하는 쌍방울 김성태를 이용하기로 한 정치검사의 수사행태"라고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도 재판부에 발언권을 얻은 후 "지금 3년 9개월째 수원구치소에서 1평도 되지 않는 독방에서 갇혀 있다"며 "이 사건에 대한 저의 첫 소감은 상당히 터무니없다는 것"이라고 배심원에게 호소했다.
이어 "이 사건은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를 구속하기 위해 윤석열 정치검찰이 저와 제 처, 제 아들, 고인이 된 이해찬 전 총리님 등 저와 관련된 모든 사람에 대해 200회 이상의 압수수색, 압수 물품만 5만건 이상 등 저를 인간 사냥하듯 털어버린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저에게 '네가 살려면 이재명을 불어라. 이재명에게 불리한 허위 진술을 하면 너와 관련된 우리가 조사하고 있는 사건을 모두 덮겠다. 그렇지 않으면 너를 평생 징역살게 하겠다'고 협박한 사건"이라고도 했다.
검찰 측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다뤄질 3가지 쟁점에 대해 배심원들이 최대한 알아듣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했다.
검찰은 배심원을 향해 "2018년 5월, 이화영은 김성태에게 내가 이재명과 이해찬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재명 후원회에 후원금을 여러 사람 이름으로 쪼개서 후원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화영은 2021년 초에는 김성태에게 이낙연과 대통령 경선을 하니 압도적으로 후원해야 한다. 지지율이 높은 것처럼 보여야 하기에 첫날이 중요하다. 조기에 후원회가 한도 달성돼야 하니 고액 후원금을 내달라고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에서는 이화영이 후원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김성태와 이재명은 서로 일면식이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이화영의 진술대로라면 김성태는 이재명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스스로 위법한 방식으로 이재명을 후원했다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화영의 요청 없이는 김성태가 형사처벌을 감수하면서 후원하지 않았을 거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먼저 증인으로 나온 김 전 회장에게 이재명 후원회에 후원하게 된 경위를 물었다. 김 전 회장은 "후원회 시작 전날 이화영이 전화로 후원 부탁을 했는데 당시 이화영은 제가 너무 좋아하던 형님이라서 (내가 후원함으로써) 이화영의 입지가 좋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정진상 정책실장이나 전형수 비서실장이 후원해 줘서 고맙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당시 검찰 진술에 대해서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대북송금을 한 후 1년 6개월 뒤 이재명에게 후원한 건, 대북사업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대해서도 "현재 재판 중인 사안"이라며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이 "대북송금 사건 수사 초기 김성태 증인이 후원 사실을 먼저 밝히면서 수사가 진행됐는데 먼저 밝힌 이유가 뭐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여러 가지 감정이 올라와서 그런 것도 있고 그 당시 압박을 많이 하지 않았나. 검찰에 인질도 잡혀있고"라고 했다.
이날 재판 말미 김 전 회장은 '압박', '인질' 부분에 대해 다시 한번 답변했다. 검찰이 "'압박'이라는 게 '허위 진술해라해라'라는 거냐"고 묻자 김 전 회장은 "거짓말하라고 말하는 검사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제가 말한 압박은 제 주변 사람들 다 구속해 놓고 이런 의혹, 저런 의혹 다 물어보면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다는 걸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변호인 측이 "쌍방울 직원 수십명이 구속된 궁박한 상태에서 윤석열 정권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한 거 아니냐"고 추궁하자 김 전 회장은 "이렇게 수많은 사람이 조사받고 재판을 받았는데 제가 거짓말했으면 드러나도 벌써 드러나지 않았곘냐"며 "거짓말한 것은 그쪽 분들밖에 없다"고 발끈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이 또 "당시 이재명이 유력 대통령 후보고 이재명이 대통령 되면 내가 이렇게 후원하고 이재명이랑 가까운 사람이라며 속칭 가오잡으려고 후원한거냐"고 하자 "그런 (가오잡는) 사람들하고 저랑은 다르다"고 했다.
이 사건 국민참여재판은 일정별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8∼9일) △직권남용 위반 혐의,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10∼12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12일·15∼17일) △공소권 남용 주장(17∼18일) △검찰·변호인 최후변론(19일)이 예정돼 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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