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삼성전자 노조, 조합원 의견 수렴 거쳤다"…가처분 기각(종합)
"총회·대의원회 의결 없었더라도 교섭권 자체 제한 어려워"
- 김기현 기자,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배수아 기자 = 삼성전자 완제품(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이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2026년도 임금·단체교섭 절차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초기업노조가 교섭요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의견 수렴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내부 절차상 하자가 일부 있더라도 교섭 자체를 중단시킬 권리가 신청인들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수원지법 민사31부(수석부장판사 신우정)는 26일 삼성전자 DX부문 조합원 5명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직원 권리 회복 법률대응연대'(이하 채권자)가 초기업노조(이하 채무자)를 상대로 낸 단체교섭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채무자는 운영위원회를 통해 단체교섭 안건을 선정한 뒤 조합원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그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자체 교섭요구안을 공동교섭단 대표 노동조합에 제출한 후 회의를 거쳐 교섭요구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경위에 비춰 볼 때 교섭요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소속 조합원들의 의사를 확인하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노조 대표자는 그 노조 또는 조합원을 위해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고유한 권한을 가진다며 내부 절차상 문제만으로 교섭행위 자체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설령 채무자가 총회 또는 대의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점이 규약 위반에 해당할 여지가 있더라도, 채권자들이 대표자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교섭행위 자체를 중단시킬 권리를 가진다고 볼 근거는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채무자 측이 제기한 교섭요구안 내용상의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한 소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정 조합원들의 요구에 치우쳐 전체 조합원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이나, 총회·대의원회 의결이 있었다면 본질적으로 다른 교섭요구안이 확정됐을 것이라는 점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판부는 초기업노조가 지난 20일 회사 측과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고, 현재 조합원 찬반투표가 진행 중이라는 점도 판단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하자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단체교섭 행위는 이미 종료됐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삼성전자 DX부문 직원들은 초기업노조가 2026년도 임금·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총회나 대의원회 의결 없이 절차를 진행했다며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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