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민 상해치사' 피의자 2명 결국 구속…검찰 재수사 반년만(종합)

실신 상태서도 무차별 폭행…현장 목격 발달장애 아들 '비명'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 씨와 B 씨 2명이 4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중앙로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으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들어오고 있다. 2026.5.4 ⓒ 뉴스1 박정호 기자

(의정부=뉴스1) 최대호 이상휼 기자 = 고(故) 김창민 영화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2명이 사건 발생 약 6개월 만에 구속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30대 남성 A 씨와 B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두 사람에게 상해치사와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 씨와 B 씨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께 경기 구리시 한 식당에서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있던 김 감독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김 감독은 사건 발생 약 1시간 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해 11월 7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이후 장기기증을 한 뒤 숨졌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식당 안에서 김 감독의 목을 조르는 이른바 '백초크'로 기절시킨 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에서도 얼굴과 몸을 수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장에는 피해자가 "새우처럼 웅크린 채 저항하지 못하고 축 늘어진 상태에서 10회 이상 폭행을 당하고 발로 차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감독이 사실상 반혼수 상태에 빠진 뒤에도 폭행이 이어졌고, 약 2시간 만에 심폐소생술이 필요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점도 적시됐다.

검찰은 사건 이후 확보한 통화 녹음에서 피의자들이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취지로 대화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 간 진술을 맞추거나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자'는 대화를 나눈 정황, 휴대전화 교체와 메시지 삭제, 현장 CCTV 삭제 시도 등 증거인멸 정황도 구속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은 경찰 단계에서 두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A 씨 1명만 특정해 중상해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이후 공범을 추가 입건해 재신청했으나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검찰이 사건을 넘겨받아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재수사에 착수했고,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 등을 통해 추가 증거를 확보하면서 세 번째 청구 끝에 구속이 이뤄졌다.

검찰은 또 김 감독의 발달장애 아들이 범행 장면을 직접 목격한 점을 고려해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영장에는 아들이 폭행 장면을 보며 귀를 막고 비명을 지르거나 불안 증세를 보이며 소변을 보는 등 극도의 공포 상태에 놓였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아들은 사건 이후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 측은 구속심사에서 "피해 아들이 발달장애인인 줄 몰랐다"거나 "무차별 폭행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일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늦었지만 이제라도 구속이 이뤄졌다"며 "사건의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검찰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sun070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