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 사상' 의왕 화재 아파트 '스프링클러' 또 없었다
2002년 준공…발화 세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서 제외
- 김기현 기자
(의왕=뉴스1) 김기현 기자 = 경기 의왕시 한 아파트에서 큰불이 나 2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을 입는 상황이 벌어졌다.
20여 년 전인 지난 2002년 준공된 해당 아파트에 스프링클러가 갖춰져 있지 않았던 탓에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의왕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의왕시 내손동 20층짜리 아파트 14층 세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최초 발화 당시 14층 세대 주민인 60대 남성 A 씨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추락해 사망했다.
A 씨 부인인 50대 여성 B 씨 역시 인명 구조 작업을 벌이던 구급대에 의해 14층 세대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다른 주민 6명은 각각 연기를 흡입하는 등 경상을 입었다. 이들 중 2명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며 나머지 4명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미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다수 인명 피해 우려로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 장비 37대와 인력 110명을 투입해 낮 12시 35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대응 1단계는 주변 4곳 이하 소방서에서 인력·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화재 규모와 피해 정도에 따라 대응 2~3단계로 확대된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잔불 정리를 마치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방침이다.
총 9개 동(최고 18~20층), 모두 766세대가 들어서 있는 해당 아파트는 2002년 6월 준공돼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안 갖춰져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스프링클러는 1990년 소방시설법 따라 아파트 16층 이상 층에만 설치가 의무화된 바 있다.
2005년에는 11층 이상 아파트 전 층으로, 2018년에는 6층 이상 아파트 전 층으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점차 강화되기도 했다.
다만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전에 지어진 아파트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았다. 이날 불이 시작된 해당 아파트 14층 세대에는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과거부터 스프링클러 부재에 따른 인명 피해 사례가 잇따르자, 일각에서는 노후 아파트가 '화재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도 줄곧 제기돼 왔다.
지난해 7월에는 스프링클러가 없는 부산 북구 만덕동 한 아파트 1층에서 불이 나 어머니(80대)와 큰아들(50대)이 숨지고, 작은 아들(40대)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노후 아파트 화재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그만큼 유예 기간을 두고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단계적으로 소급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만 건물 구조에 따라 스프링 클러 설치가 어려운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간이 스프링클러나, 자동확산소화기 등을 보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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