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광주 이어 고성까지 '세무사 결산검사' 물꼬…경기도의회 향방은?

전국 민간위탁 조례 개정 러시…'회계사 독점' 깨고 세무사 진입 가시화

경기도의회 전경.(도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경북 구미와 경주, 광주광역시, 전북 완주에 이어 강원 고성군까지 민간위탁 수탁기관에 대한 결산검사를 세무사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을 속속 통과하면서 전국 최대 규모인 경기도의회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해당 개정안의 핵심은 그간 회계사의 독점 영역이던 '회계감사'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새롭게 정의해 세무사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수탁기관이 집행한 사업비가 목적에 맞게 쓰였는지 확인하는 업무는 '회계감사'가 아닌 '‘행정 사무의 연장'인 만큼 조세 전문성을 갖춘 세무사에게도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기도의회, '민생'과 '공정' 명분으로 개정 속도 낼까

경기도의회의 경우 지난 2019년 5월 해당 내용을 담은 조례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같은 해 6월 금융위원회의 재의요구에 따라 경기도가 재의요구를 했다. 당시 도의회에서 재의결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조례안은 자동폐기 된 바 있다.

이후 2024년 11월 정승현 당시 도의원(민주·안산4, 현재 의원직 사퇴)이 '경기도 사무위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다시 발의했지만 교섭단체 간 합의가 미뤄지면서 또다시 빛을 보지 못했다.

경기도의회 안팎에서는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간위탁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례 개정이 행정 효율성과 예산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세무사가 결산검사 주체로 참여하게 될 경우 경쟁을 통해 수수료 하락을 유도할 수 있고, 지역 밀착형 세무 전문가들을 활용한 더욱 촘촘한 검증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제 조례 개정 과정에서 공인회계사 단체의 강력한 반발은 변수다. 회계사 측은 "회계감사에서 결산서 검사로 바꾸는 것은 감사의 수준을 하향시키는 것이다", "사업비 결산서 인증업무를 왜 세무사가 하나", "법무사가 변호사 업무(소송 대리)하는 것과 같다"는 등의 이유로 조례 개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방선거 후 출범하는 제12대 도의회 주요 쟁점 부상 전망

이에 따라 6월3일 지방선거 후 새롭게 출범할 제12대 경기도의회에서는 기존 '회계감사' 문구를 유지할지, 아니면 조례 개정이 이뤄진 타지역처럼 '사업비 결산서 검사'로 용어를 변경해 법적 논란을 피해 갈지를 두고 치열한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경북과 광주 등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전국적으로 조례가 개정되고 있다는 점은 경기도의회에 큰 명분이 될 것"이라며 "하반기 새롭게 출범하는 제12대 경기도의회에서 민생 경제 활성화와 행정 혁신 차원의 안건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만약 경기도의회에서 해당 조례가 통과될 경우 이는 단순한 직역 확대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하는 결정적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무사업계가 숙원 사업으로 꼽아온 '결산검사권 확보'가 경기도의회라는 거대 관문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sy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