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도자기축제, 전통·기술·지역 결합한 지속가능 축제로 진화

24일~내달 5일 예스파크 등서 도자산업·문화의 새 방향 제시
'구매하는 축제'서 '머무는 축제'로…900m 판매전·100여 개 공방

지난해 열린 이천도자기축제 때 모습.(이천시 제공)

(이천=뉴스1) 김평석 기자 = 제40회를 맞아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이천도자기축제가 지역 축제를 넘어 대한민국 도자산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천시는 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과 사기막골도예촌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를 통해 전통을 계승하고 산업 활성화와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축제를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18일 이천시에 따르면 올해 축제는 △도자산업 활성화 플랫폼 구축 △지속 가능한 주민참여형 축제 △40주년 아카이브 및 명장 중심 특별기획 프로그램 운영을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여기에 Wi-Fi 기반 방문객 통계 분석 등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 기반 운영을 시도하는 점도 눈에 띈다.

축제 공간 확장과 ‘머무는 축제’로의 전환

이번 축제의 가장 큰 변화는 공간의 확장이다. 약 900m에 이르는 판매 거리에 더해 예스파크 3개 마을, 100여 개 공방이 참여하면서 축제는 특정 공간에 국한되지 않고 마을 전체로 확대됐다. 방문객들은 행사장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걸으며 도자, 예술, 사람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시는 “이런 공간 확장은 ‘구매 중심 축제’에서 ‘체류형 축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천시는 공방 단위의 판매와 체험 기회를 확대해 도예가와 방문객 간 접점을 넓히고, 지역 도자산업의 실질적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축제장은 하나의 살아 있는 도자 플랫폼으로 기능하며 문화적 자산으로 재구성된다.

사기막골 도예촌은 또 하나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는다. ‘40th-40% 스페셜 위크엔드’와 같은 특별 판매 행사를 통해 방문을 유도하고 소비를 활성화한다. 전시 프로그램을 병행해 전통 도자의 가치와 창작의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기능한다.

30일 경기 이천시 신둔면 예스파크와 사기막골 도예촌에서 열린 제37회 이천도자기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이천의 명품도자기를 관람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4년 만에 정상화한 이번 축제는 '삼시 세끼의 품격'이라는 주제 아래 이천 도자기를 대표하는 6개 마을의 240여개 공방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다음달 7일까지 열린다. (이천시 제공) 2023.4.30 ⓒ 뉴스1
‘명장의 작업실’과 강화된 체험형 콘텐츠

올해 축제의 대표 콘텐츠는 ‘명장의 작업실’이다. 도예 명장들이 실제 작업하는 과정을 관람객이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현장형 전시·워크숍이다. 정적인 전시와 달리,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며 도자의 본질을 전달한다.

도자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장인의 시간과 기술, 집중과 반복이 축적된 과정의 예술이다. ‘명장의 작업실’은 이러한 철학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관람객과 장인 간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도자예술에 대한 이해를 깊게 만든다.

현재 국내 도자명장 17명 중 8명이 이천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가능한 프로그램이라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명장의 작업실’이 이천이 한국 도자의 중심지임을 현장에서 증명하는 상징적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예술·지역이 결합된 확장형 축제

40주년을 기념하는 아카이브관은 축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과거 포스터와 기록물, 주요 장면, 세대별 변화와 국제 교류의 흔적까지 입체적으로 구성해 축제의 역사성을 보여준다.

올해 축제에는 AI 세라믹 전시, 예스파크 갤러리 투어, 사찰음식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를 통해 도자를 중심으로 예술, 기술, 미식, 건축 경험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축제를 구현한다. 전통 공예를 현대적 감각과 결합해 미래 가능성을 탐색하는 시도다.

오는 24일부터 5월 5일까지 이천도자기축제가 열리는 도자예술마을(예스파크) 전경.(이천시 제공)

지역사회와의 협력 역시 중요한 축이다. 플리마켓, 문화마켓,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상공인과 주민이 축제에 함께 하며 경제적 이익을 공유한다. 축제를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시스템으로 확장시킨다.

여기에 QR코드 기반 모바일 지도, 셔틀버스, 편의시설 확충 등을 통해 관람객 편의성도 강화했다. 넓어진 축제 공간을 효율적으로 이동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쉽게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마트 운영 방식을 적용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제40회 이천도자기축제는 40년의 전통 위에 기술과 데이터, 지역 공동체의 힘을 결합한 새로운 축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며 “도자 전시와 판매를 넘어, 산업과 문화, 지역과 사람이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축제는 이천 도자의 현재를 집약하는 동시에, 앞으로 어떤 미래를 만들어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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