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인맥 있다" 속여 10억대 뜯어낸 전직 경찰…도주 끝 재판행
경찰청 차장 출신과 공모…총 6차례 걸쳐 범행
검찰 "사법질서 훼손 '중대 범죄'…엄정 대응"
- 김기현 기자, 배수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배수아 기자 = 판·검사 등 허위 인맥을 내세워 합의를 도와주겠다며 횡령 사건에 휘말린 건설사 대표를 속여 고급 수입차 등 10억 원이 넘는 금품을 챙긴 전직 경찰이 도주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윤인식)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전직 경찰관 A 씨(50대)를 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3~5월 경찰청 차장(치안정감) 출신 B 씨(80대)와 함께 횡령 사건에 휘말린 건설사 대표이자 B 씨 지인인 C 씨를 상대로 총 6회에 걸쳐 현금 10억 원과 시가 2억 6500만 원 상당 벤츠 승용차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C 씨에게 현직 검사, 판사, 정치인 등 허위 인맥을 내세워 신속하고 원만한 사건 처리를 돕겠다고 속이는 등 소위 '법조 브로커' 노릇을 하며 범행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A 씨 등은 C 씨 사건 담당 부서인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형사3부 부장검사 등을 통해 합의를 보도록 압력을 행사해야 하는데, 로비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거나 피의자들을 압박하면 합의금 600억 원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8월 C 씨로부터 A 씨 등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검찰은 A 씨 등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계좌 및 통신 내역을 분석하는 등 철저한 수사를 벌여 해당 사건 전모를 밝혀냈다.
특히 A 씨는 법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짐심사)에 불출석하고 차명 휴대전화를 바꿔가며 도주하기도 했는데, 검찰은 법원으로부터 통신영장 5회 및 압수영장 1회 발부받는 등 끈질기게 추적해 그를 검거했다.
검찰은 또 A 씨로부터 벤츠 승용차를 압수하는 한편, B 씨로부터 시가 합계 13억 원 상당 아파트를 비롯한 승용차, 예금채권 등에 대해 추징보전을 실시하는 등 범죄 수익을 완전 박탈했다.
B 씨는 A 씨와 같은 혐의로 올해 초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B 씨 측은 이날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윤성열) 심리로 진행된 공판에서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사기 범행에 그치는 것이 아닌, 수사기관에 로비 비용을 주면 형사 사건 상대방에게 압력을 넣어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낼 수 있다는 등의 잘못된 관념을 심어 건전한 사법 질서에 왜곡을 가져오므로 그 폐해가 대단히 크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검찰은 법조 인맥을 사칭하며 사법 질서를 교란하는 소위 '법조 브로커' 범죄를 엄단하는 한편, 범죄수익 박탈을 통해 범죄 동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kkh@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