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억 받아줄게"…황금인맥 내세워 금품만 챙긴 전 경찰 간부 혐의 인정

"기망 내용·가담 정도 대해 소명 기회 필요"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 ⓒ 뉴스1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횡령 사건에 휘말린 건설회사 대표에게 판검사 등의 허위 인맥을 내세워 합의금을 받아주겠다고 속여 현금과 고급 수입차 등을 받은 최고위직 경찰 간부가 법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14일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윤성열)는 경찰청 차장 출신 A 씨(남·76)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A 씨 변호인은 "공소사실 전반에 대해 자백한다"며 "다만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나 기망의 내용, 가담 정도 등에 대해서는 관련자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밝혔다. 혐의는 인정하지만, 양형과 관련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재판부가 "공범이 주도했고, 공범이 이득을 취했기 때문에 피고인은 전혀 이득이 없다는 것인가"고 묻자 A 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재차 "그럼 피고인은 아무런 이익도 없는데, 단지 피해자를 도와준다는 차원으로 그랬다는 건가"라고 하자, A 씨는 "나를 고소한 사람과는 30년 지기"라면서 "(피해자가) 1000억 원대 손해를 봐 어떻게든 피해 보상을 해주고 싶어 사람을 소개했는데 잘못된 사람을 소개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고 호소했다.

A 씨는 또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었다. 다만 금전적 이득을 볼 생각이 추호도 없었고 금전적 이득을 본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지난해 3월에서 5월 사이 경찰 후배인 B 씨와 함께 700억 원대 횡령 사건에 휘말린 건설회사를 운영하는 C 씨를 상대로 합의금 600억 원 상당을 받아주겠다고 기망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현직 검사, 판사, 정치인 등을 잘 알고 있다며 C 씨를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이에 대한 로비 명목으로 현금 10억 원과 2억 6500만 원짜리 벤츠 승용차를 편취하기도 했다. 그는 현금으로 예술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B 씨는 지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했다가 최근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6월 2일 열린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