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공동 연구팀, '나노기공 크기 독립 제어' 원천기술 개발

"차세대 배터리 및 정수·수처리 필터 소재 등에 적용"

아주대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새로운 다공성 소재의 주사전자현미경(SEM) 이미지. (아주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3/뉴스1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스펀지 구조' 나노 다공성 소재(Porous Material)에서 기공 크기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아주대는 황종국 화학공학과 교수, 이진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진형민 충남대 유기재료공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고분자 블렌드 상분리 현상을 이용해 나노 다공성 소재 거대 기공과 메조 기공을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합성 전략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아주대에 따르면 해당 연구 내용은 '단일중합체 기반 이중 상분리 공정을 통한 계층적 거대-메조다공성 산화물 및 탄소 소재 합성'이라는 제목으로 화학공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에 이달 게재됐다.

다공성 소재는 마치 '스펀지' 같은 구조로, 물질을 저장하거나 이동시키는 데 유리한 특성을 갖는다. 스펀지 구조에서는 구멍(기공) 크기와 연결 방식에 따라 물질 이동 속도와 반응 효율이 크게 달라진다.

산업·학계에서는 다공성 소재를 △흡착·분리 △촉매 △에너지 저장 등에 활용 중이다. 정수기 필터나 탈취제 등에 쓰이는 활성탄, 제습제나 건조제로 흔히 쓰이는 실리카겔 등이 일상 속에서 볼 수 있는 다공성 소재다.

특히 머리카락 굵기 수만 분의 1 수준(1~100㎚)에서 물질을 제어하는 나노 소재 분야에서는 기공 크기에 따라 물질 이동과 반응 특성이 크게 달라진다. 거대기공(Macroporous)과 메조기공(Mesoporous)이 각각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는 의미다.

기공 크기가 50nm 이상인 거대기공은 물질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 역할을 하고, 기공 크기가 2~50nm 범위인 메조기공은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 표면을 제공한다. 따라서 두 종류 기공 구조를 동시에 정밀하게 설계하는 게 고성능 소재 개발 핵심 요소다.

그러나 기존 합성 기술에서는 여러 주형을 단계적으로 사용하는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거나, 각 기공 크기를 개별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 기공 구조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면서도 공정이 단순한, 새로운 합성 기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빗발치기도 했다.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서로 다른 두 종류 고분자를 혼합한 이성분계 고분자(Binary Polymer) 블렌드의 '자기조립'(Self-assembly)에 주목했다. 자기조립은 서로 다른 고분자를 섞으면 특정 조건에서 스스로 정교한 나노 구조를 형성하는 현상을 말한다.

아주대 공동 연구팀은 자기조립 특성과 무기 소재 합성 과정을 결합해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정립, 기공 크기와 화학 조성을 비교적 간단하게 제어할 수 있는 합성 기술을 개발했다.

또 해당 합성 기술로 제조한 탄소 소재를 차세대 2차 전지인 포타슘이온전지(K-ion battery) 음극에 적용한 결과, 높은 에너지 저장 용량과 우수한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기공 구조를 독립적으로 설계함으로써 이온 이동 경로와 반응 활성 면적을 동시에 최적화한 결과다.

황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공성 소재에서 서로 다른 크기의 기공을 독립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합성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러한 구조 제어 기술은 차세대 나트륨 이온 배터리를 비롯해 전기화학 촉매 및 정수·수처리 필터 소재 등 다양한 에너지·환경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