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딸' 방치하고 술자리 가 숨지게 한 母 기소…예방접종도 안 맞춰

국과수 "급성 폐렴에 의해 사망" 부검 결과 전달
경찰 "모친 방임에 따른 것…혐의 인정돼 송치"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지인과 함께 술을 마시다 생후 2개월 딸을 집에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미혼모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숨진 아기는 필수 예방접종을 단 한 번도 맞지 않은 상태에서 급성 폐렴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안전과는 지난해 12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A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같은 해 3월 29일 오후 11시께 수원시 영통구 소재 주거지에 생후 2개월 딸 B 양을 두고 외출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5시간여 지난 이튿날(30일) 오전 4시께 귀가해 2시간 30여분 후인 오전 6시 36분께 B 양이 숨을 쉬지 않는 사실을 확인하고 119에 직접 신고했다.

B 양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하루 뒤인 같은 달 31일 새벽 치료 중 숨졌다. B 양 시신에서 외상 등 학대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B 양을 임신하고 수개월이 지난 시점 B 양 생부이자 전 남자친구인 C 씨와 이별해 홀로 출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에는 식당 아르바이트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 지원을 통해 B 양을 양육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2024.11.16 ⓒ 뉴스1 김기현 기자

특히 그는 사건 당일 함께 살고 있던 여동생과 지인을 만나 술을 마신 후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기가 자정부터 새벽까지는 잠을 잘 자길래 외출했다"며 "집에 돌아와 아기가 배고플 것 같아서 분유를 먹이려는데, 자지러지게 울었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아기가 물고 있던 공갈 젖꼭지를 혀로 밀어내고, 입술이 파래지며 점점 몸이 늘어져 119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와 B 양 의료 기록 등을 토대로 A 씨가 B 양을 방임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최종 판단했다.

B 양 시신을 부검한 국과수는 경찰에 "급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전달했다.

경찰은 또 B 양 의료 기록을 압수해 살피는 과정에서 A 씨가 B 양 출산 후 필수 의료접종을 단 한 번도 진행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기가 급성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는 상황에서 아기 의료 기록상 출생 후 필수 예방접종을 전혀 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됐다"며 "수사 결과를 종합해 아기가 모친 방임에 의해 사망했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근 A 씨를 재판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