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 두려워 문을 닫았다"…경기도 고립·은둔 청년의 '진짜' 목소리
경기도의회 보고서로 본 현실…'심리적 안전망' 결합된 정책 혁신 필요
도내 비율 5.9%로 전국 평균 상회…실패 두려움에 스스로 문 닫아
- 송용환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최근 우리 사회에서 외부와 단절된 채 살아가는 '고립·은둔 청년' 문제가 국가적 현안으로 부상한 가운데 이들이 겪는 실제적인 어려움은 일반적인 취업난보다 훨씬 깊고 복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경기도의회 의뢰로 용인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경기도 고립·은둔 청년의 일경험 모델 개발을 위한 탐색적 연구'에 따르면 도내 고립 청년 비율은 2023년 기준 5.9%로 전국 평균(5.2%)을 웃돌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인 심층 인터뷰(FGI) 결과는 정책의 방향성이 왜 '결과'가 아닌 '과정'에 맞춰져야 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인터뷰 참여자 6명은 "사회적 시선과 반복된 실패가 두려워 (고립·은둔 청년) 스스로 문을 닫았다"고 입을 모았다. 6명은 관련분야 활동가와 행정기관 관계자 등으로, 해당 연구 목적이 정책지원 방안 모색임을 감안해 청년 당사자보다 관계자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올 1월 6~30일 실시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타인과 같은 공간에 머무는 것조차 극심한 피로와 위축감을 느낀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가족이 방어막이 되지 못하거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때 사회적 단절이 심화한다"는 현실을 전했다.
특히 "단순히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기술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현장의 어려움도 밝혔다. 고립·은둔 청년들에게 기존의 정형화된 일자리 사업은 '도전'이 아닌 또 다른 '실패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취업률이라는 단일 지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립 청년이 15분, 30분이라도 밖으로 나와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온라인·야간 근무 등 접근하기 쉬운 단기 일경험을 하는 것 자체를 정책적 성과로 인정하는 '관계 기반형' 모델이 도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반 기업과 연계한 사업의 높은 문턱을 낮추기 위해 당사자의 속도에 맞춘 밀도 있는 세분화 프로그램이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용인대 산학협력단은 정책 제언을 통해 "고립·은둔 청년 지원의 핵심은 단순한 일자리 매칭이 아니라, 그들이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다시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취업률이라는 단기적 수치에 매몰되기보다는 청년들이 실패의 두려움 없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심리적 안전망'이 결합한 경기도형 일경험 모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현장에서 이들을 직접 보듬는 활동가와 전문 기관이 유연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두터운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실질적인 자립을 이끄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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