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고립, 누구 없나요…경기 중증장애인 36% "친한 사람 0명"
경기복지재단 실태조사…'보호된 자립' 원하지만 돌봄 공백에 좌절
- 송용환 기자
(수원=뉴스1) 송용환 기자 = 경기도내 재가 중증장애인들이 사회적 단절과 경제적 빈곤, 그리고 고령화된 가족 돌봄의 한계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에게 자립은 단순한 선택이 아닌 '부모 사후 생존'을 위한 절박한 과제이지만 현실적인 지원 체계 부족으로 인해 '사회적 울타리 안에서의 자립'을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
경기복지재단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경기도 장애인 자립생활 실태조사-재가 중증장애인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중증장애인의 사회적 고립 상태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응답자(1043명)의 36.1%가 친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답했고, 사적인 연락을 전혀 하지 않는 비율도 43.0%에 달했다. 특히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절반(50.0%)이 '친한 사람이 없다'고 답해 사회적 단절이 가장 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애인 당사자와 보호자가 함께 고령화되는 '돌봄 위기가구' 현상도 뚜렷하다. 주 보호자의 평균 연령은 59세이며, 60대 이상인 비율이 46.1%를 차지했다. 가구 형태를 보면 30대 이후 형제·자매의 독립으로 인해 결국 장애인 당사자와 노부모만 남는 가구 축소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경제적 기반도 취약하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1.0%가 기초생활수급자였으며, 40~50대의 수급 비율은 65%를 상회해 소득·건강·주거의 다차원적 빈곤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립에 대한 욕구는 존재하지만 현실적인 두려움이 컸다. 현재 상태에서 독립을 희망하는 비율은 23.4%였지만 적절한 자립지원 서비스가 전제될 경우 24.6%로 소폭 상승했다. 이들이 원하는 주거 형태는 완전한 독거보다는 24시간 활동 지원과 안전장치가 결합한 '가정형 지원주택(53.5%)'을 가장 선호했다.
자립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는 신체적 기능 제약보다 '소득 부족(3.99점/4점)'이 1순위로 꼽혔다. 미래에 대해 가장 걱정하는 부분 역시 '건강'보다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것(49.6%)'으로 나타나 인적 안전망에 대한 공포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재단은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경기도형 지원주택 확대 △IoT(사물인터넷)·AI(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안전망 구축 △고령 보호자-중증장애인 2인 가구 대응 시스템 마련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복지재단 관계자는 "장애인 당사자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한 홀로서기가 아닌 안전한 사회적 울타리 안에서의 자립"이라며 "시장 논리에 맡겨진 돌봄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가족 붕괴를 막는 실질적인 안전장치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s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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