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기본소득' 전국 시범지역서 지급 개시…기대감 속 우려도(종합)
지역경제 활성화 더해 인구 유입 효과
재정 부담에 역차별·위장 전입 우려도
- 박대준 기자, 한송학 기자, 김대벽 기자, 최형욱 기자, 유승훈 기자, 장인수 기자
(전국=뉴스1) 박대준 한송학 김대벽 최형욱 유승훈 장인수 기자 = 인구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한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이 26일 시작돼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해당 10개 지역은 '재정 부담'이라는 숙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지자체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전국 10개 시범지역 중 전북 장수·순창, 경북 영양이 26일, 나머지 지역은 27일 기본소득 지급을 시작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올해부터 2년간 진행되며, 대상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주민이면 소득·직업에 관계없이 매달 15만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받는다. 이중 경북 영양군과 전남 신안군의 경우 자체 예산을 더해 월 20만원을 지급한다.
영양군 관계자는 "월 20만원은 농어촌 지역 고령화와 인구 감소 상황에서 최소한의 생활 보완 기능을 하면서도 재정 부담을 고려한 현실적 수준"이라며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기본소득을)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지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복지 지원을 넘어 지역 경제 '선순환'을 목표로 한다. 현금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해 해당 군 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에 대한 소비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경남 남해군에 거주하는 이모(40대·여) 씨는 "어제 남편과 상의했는데, (농어촌 기본소득을) 대부분 식료품 사는 데 사용한다고 했다"며 "아이들이 있어 장을 보는 데 지출이 많은 편이라 기본소득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에 따른 인구 유입도 기대하고 있다. 신안군과 경기 연천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이 사업 추진 소식에 주민등록 인구가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현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 사업 시행을 위한 예산 분담 비율이 국비 40%에 지방비 60%로 설정되면서 재정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군 지역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는 평균 43%, 군 단위는 10~12%인 데다, 이번 시범사업 지역은 이보다 더 낮은 경우가 많다. 수도권 내 유일한 시범사업 대상지 연천군의 재정자립도가 17.2%로 가장 높고, 나머지 지역은 영양(5.3%), 순창(7.1%), 신안(8.1%), 장수(8.2%), 곡성(8.5%), 청양(9.4%), 남해(10.8%), 옥천(11.3%), 정선(14.5%)은 이에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예산 충당을 위해 기존 농민수당이나 복지 예산을 삭감하고 있어 '제 살 깎아 먹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또 시범 지역에서 탈락한 인근 주민들과의 역차별, 위장 전입 및 부정수급 등 논란 여지도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또한 이런 우려를 염두에 둔 듯 "농어촌 기본소득은 국토 균형 발전과 농촌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정책 실험"이라며 “시범 기간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 제도 정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규철 충북 옥천군수도 26일 '대군민 발표문'을 통해 "지역 상권 보호라는 정책 취지를 고려한 조치지만, 일부 지역 실정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주민들의 (기본소득) 사용에 어려움이 없도록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와) 협의해 가겠다"고 전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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