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때리고, 흉기 휘두르고"…주취 피해에 멍드는 소방관들

2023~2025년 소방활동 방해 사건 213건…소방관 290명 피해
가해자 216명 중 80% 주취 상태…"출동·응급처치 장애 요인"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1. 올해 1월 14일 오후 6시 13분께 경기 부천시 소사구 한 공영주차장 앞에 주취자가 쓰러져 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구급대원들은 곧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주취자 상태를 살폈다. 그런데 주취자가 갑자기 손으로 한 남성 구급대원을 밀치기 시작했다. 나아가 주취자는 주변 시민 만류에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구급대원 뺨을 가격하는 등 한동안 소란을 이어갔다.

#2. 지난해 10월 13일 오후 9시 10분께 부천시 소사구 한 주거지에서는 주취자가 구급대원 3명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구급대원들은 팔 부위에 자상을 입는 등 부상을 당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들은 주취자 자녀로부터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다"는 119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가 봉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취자는 경찰에 "술에 취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주취 상태에서 벌어지는 소방활동 방해 행위가 반복되고 있어 소방 당국이 각별한 협조를 당부했다.

15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소방활동 방해 사건은 총 213건, 피해 소방 공무원은 290명이다.

특히 가해자 216명 가운데 80.1%(173명)는 주취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물리적 폭행은 물론, 장비 파손과 폭언 등으로 소방활동을 방해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소방 관계자는 "구급·구조 현장에서 음주로 인한 위협 행위가 신속한 출동과 응급 처치에 중대한 장애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경기소방은 소방활동 방해 행위를 공동체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보고, 보다 엄정한 처분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검찰청 등 관계기관과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권웅 생활안전담당관은 "술에 취한 것이 소방활동 방해 사건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설 명절처럼 이동과 모임이 많은 시기일수록 소방활동은 한순간도 멈출 수 없는 만큼 존중과 배려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119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주취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15/뉴스1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