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득푸득 하다 떨어져…조종사, 민가 피하려고 한 듯" 주민 안타까움

가평 군헬기 추락현장…인근에 민가·LPG사업소·공장, 참사날 뻔
탑승자 육군 준위 2명 숨져…군 당국 사고 경위 조사 중

9일 경기 가평군 조정면 현리 군 헬기(코브라 AH-1S)가 추락해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2026.2.9 ⓒ 뉴스1 김도우 기자

(가평=뉴스1) 양희문 이상휼 김예원 기자 = "헬기가 힘없이 푸득푸득하다 추락했대. 조종사가 민가 피해서 일부러 하천 중앙에 떨어진 것 같아…."

9일 오후 1시께 경기 가평군 조종면 현리 인근 조종천변에선 추락한 육군 헬기 수습 작업이 한창이었다.

헬기 동체는 국방색 방수포로 덮여 있었고, 주변은 총을 든 군인들이 경계하며 일반인 접근을 통제했다.

헬기 추락 지점은 하천변 한 가운데로, 이곳은 평소 군 헬기가 오고가는 경로다.

주민들은 "헬기가 일부러 민가를 피해 하천으로 추락한 것 같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종사가 주민 피해가 없도록 하천을 향해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실제 추락 지점 주변에는 민가는 물론 LPG 사업소, 막걸리 제조공장이 있는데, 헬기가 민간인 밀집 지역으로 떨어졌다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주민 A 씨(77·여)는 "헬기가 민가 쪽으로 떨어졌다면 인명피해가 컸을 것"이라며 "조종사가 고군분투해서 민간인 피해가 없는 쪽으로 헬기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만난 김 모 씨(87)는 "기름이 없어 엔진이 꺼진 것처럼 푸득푸득 소리가 나다 추락했다고 전해 들었다"며 "하천 가운데로 떨어진 걸 보면 조종사가 주민 피해를 의식해 일부러 하천 쪽으로 추락 지점을 정한 것 같다"고 전했다.

9일 경기 가평군 조정면 현리 군 헬기(코브라 AH-1S)가 추락해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이 사고로 탑승자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2026.2.9 ⓒ 뉴스1 김도우 기자

주민들은 훈련 중 숨진 군인들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도 내비쳤다.

B 씨(70대)는 "입대한 손주가 오산 공군부대에서 근무하는데 이번 사고가 남일 같지 않다"며 "생명은 바꿀 수 없고 내 자식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 4분께 가평군 조종면 현리 신하교 인근에서 비상절차 훈련 중이던 육군코브라헬기가 추락했다.

비상절차 훈련은 엔진을 끄지 않고 비정상 상태와 유사한 상황에서 비상 착륙하는 훈련으로, 헬기는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이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헬기에 탑승한 육군 15항공단 예하 대대 소속인 준위 2명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민간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헬기는 북한강의 지류인 조종천의 물이 없는 자갈밭에 추락해 반파됐으며, 폭발 등 2차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육군은 사고 이후 해당 기종에 대한 운항을 중지, 육군본부 참모차장대리인 하헌철 군수참모부장을 주관으로 한 사고 대책본부를 구성해 이상 교신 여부 등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