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회사 건물에 '유치권 행사' 스프레이…60대 '무죄→벌금형 집유'
法 "재물 손괴 사실과 고의 인정"
- 김기현 기자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라카 스프레이로 타인 회사 건물 외벽에 '유치권 행사 중' 등 문구를 도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무죄를 선고받았던 6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벌금형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항소9부(부장판사 김준혁)는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 씨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5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판결 후 "피고인 행위는 피해자 회사 의사에 반해 재물을 손괴한 범행임에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에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 위법이 있다"는 취지로 항소한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A 씨가 피해자 회사 의사에 반해 건물 외벽 및 출입문에 라카 스프레이로 '유치권 행사 중' 등 낙서를 하는 방법으로 재물을 손괴한 사실 및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해자 의사에 반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공소사실 기재행위를 했다는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또 A 씨 행위를 허락한 적은 없다고 했다가 다시 허락했다고 진술을 번복한 피해자 회사 대표이사 B 씨 증언에 신빙성도 없다고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이 사건 건물 점유권자이자 피해자 회사 20% 지분을 가지고 있는 C 씨에게는 아무런 승낙을 구하지 않은 점도 문제 삼았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이 사건 건물은 B 씨가 아닌, C 씨가 점유·사용하고 있었다"며 "피고인은 B 씨와 C 씨 사이에 피해자 회사 운영권 다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설사 피고인 B 씨 승낙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자신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3월께 모 주식회사가 소유 중인 이천시 한 건물 외벽과 출입문 유리문에 라카 스프레이로 '유치권 행사 중' 등 낙서를 세 차례에 걸쳐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들 명의로 사업체를 운영 중인 그는 2023년 9월 법원에 피해자 회사를 상대로 한 유치권존재확인 등 청구소송을 제기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에 관해 피고인의 유치권이 있음을 확인한다'는 화해권고결정을 받아냈던 것으로 파악됐다.
A 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B 씨가 피고인이 '유치권 행사 중'이라는 표시를 하도록 사전 승낙을 했고, 피고인에게 재물손괴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의사에 반해 공소사실과 같은 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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